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9일 "당의 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대표직을 사퇴하고 비대위 구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정치권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다. 우리 당도 이 시대의 변화를 직시해야 한다"며 "우리 당이 어떻게 변화하는가가 생존의 갈림길이 될 것이고, 그 성공적 변화를 위해 나를 묻어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한나라당, 민주당과 겨뤄야 하는 제3당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 당이 폐쇄된 지역 정당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하향식 공천을 폐지하고, 국민경선제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거대 정당이나 정파의 원심세력이 충청권에 휘몰아칠 것"이라며 "확고한 추진 주체가 없는 제3세력화는 공허한 탁상공론으로 원심력에 휘말려 갈 것이다. 확고한 추진 주체를 이루기 위해 우리당은 충청권 세력 분열을 종식시켜 결집하고 구심체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탈당과 관련해 "심대평 대표 탈당에 이은 분열 상황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전적으로 당 대표인 나에게 그 책임이 있다"며 심 대표의 복귀를 우회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보수 위기론 설파하던 이회창 '회심의 카드'?
이 대표는 최근 '보수 위기론'을 적극 설파해왔다. 야권은 통합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보수는 분열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의 권력 이동이 본격화되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신주류'로 부상할 조짐이 보이는 등, 보수 여권의 핵분열이 시작된 상황에서 이 대표가 던진 '카드'는 의미심장하다.
대표직함을 내 놓고 '백의종군' 하며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보수 세력을 통합한 뒤 당 비대위를 내세워 '상향식 공천제' 등 보수 여권의 쇄신 흐름에 발을 맞춰 가겠다는 의도도 일부 엿보인다.
이 대표는 4.27 재보선이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난 직후인 지난달 29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진보는 진보대로, 순수한 국가 미래를 위해 연대적 공조가 필요하다고 해서 하는 것이라 진정성이 있다"고 평한 뒤 "이는 여권도 마찬가지란 점에서 여야를 떠나 진보나 보수, 이러한 이념적 입장에서 크게 연대나 공조를 이뤄가는 것은 아주 의미가 있다"고 말했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