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광고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걸린 데 대해 26일 법정 대응을 예고했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입장을 내고 "지난 25일 미국 거주 일베 회원이 뉴욕 타임스퀘어에 노무현 대통령 비하 광고를 낸 것에 많은 회원과 시민들이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라는 탈을 쓰고 악의적인 내용으로 고인과 유가족, 지지자들을 분노케 하는 이러한 패륜적 행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무현재단은 "사실 관계를 명확히 파악했고, 미국에 거주하는 미국 변호사, 국제 변호사, 국내 변호사들과 함께 법리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필요한 절차를 거쳐 방안이 나오면 재단의 공식적인 대응 내용도 알리겠다"고 밝혔다.
노무현재단은 "선의를 왜곡하고, 인격 비하와 모독을 일삼는 저들의 행태에 그만큼 강력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며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며 악의적인 행태를 하는 이들에게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5일 일베(일간베스트) 사이트에는 뉴욕 타임스퀘어 게시판에 '노 전 대통령 비하 광고 계약'을 맺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광고 계약서 사진을 올린 이 회원은 이 광고 자리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 축하 광고가 올라온 광고판과 같은 곳이라고 했다.
일베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해당 광고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과 코알라를 합성한 사진이 실렸다. 또 "해피 운지 데이"라는 단어와 함께 일베 사이트의 주소가 올라와 있다. '운지'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비하하는 단어다.
특히 노 전 대통령과 코알라를 합성한 사진은 애초에 국정원에서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정원의 '정치 공작' 여파가 여전히 일상에 침투해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 MB 국정원, 심리학자 동원해 '노무현+코알라' 합성)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광고를 낸 일베 회원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에 2만1300여 명이 참여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내어 "비하와 비난에도 정도가 있어야 한다"며 "수사 당국이 이번 사안에 엄중하게 대처해 사람에 대한 일말의 예의도 없는 망나니 같은 행동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해당 광고를 게재한 광고대행사는 해당 광고를 평범한 축하 광고로 오인하고 광고를 송출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대행사는 지난 25일(현지 시각) "진짜 생일 축하 메시지로 여겨지는 광고를 송출했다. 저희는 통상적으로 정치나 종교와 관련된 메시지는 내보내지 않는데,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거듭 사과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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