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대로 떨어진 데 대해 "가상 화폐 문제도 있고,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관해 20~30대에서 정의롭지 못하다는 여론이 있는 것 같다"며 "20~30세대가 취업 절벽에 막히고 청년 실업에 내몰려 가상 화폐 투자를 통해 현실을 타개하려는 절박한 상황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진들은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남북 관계 개선, 새로운 대화의 모멘텀 마련이 다급하고 꼭 필요한 일들이라고 생각했는데, 20~30세대가 단일팀 구성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측면에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된 건 사실이다. 20~30세대가 제시한 공정이란 키워드에 대한 반응은 중요하고, 우리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들이 과거처럼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건 맞다. 이견이 있더라도 가치를 생각해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특별한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30세대가 굉장히 사안마다 다르게 본다는 점을 알게 된 계기가 됐다. 이런 경험이 더 세밀한 정책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그렇다고 해서 이제와 단일팀 구성을 무를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2030 청년층에게 '이게 옳은 거니까 이해해달라'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청년 의견은 의견대로 수용하지만, 현실은 현실이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일팀을 꾸리는 과정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국익뿐 아니라 개개인에게도 나은 이익이 되는 쪽으로 결론이 나고, 감동스레 끝난다면 그게 합의로 갈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출전한 북한 선수가 골을 넣는다든가, 넘어졌는데 남북 선수들이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는 모습이 된다든가, 올림픽 정신에 합당한 모습으로 비친다면 국민도 이해해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당사자들에게 설명 없이 너무 조급하게 단일팀 구성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참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팀 구성 문제를 선수들에게 전제해서 먼저 논의할 순 없었다"며 "그나마 동계 올림픽 종목 중에 단일팀을 구성할 수 있는 종목이 아이스하키 하나였다. 그런 설명들을 나름대로 드렸지만 이해가 안 간다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해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5일~19일까지 전국 유권자 250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주보다 4.6%포인트 내린 66.0%를 기록해 역대 최저치에 근접했다. 연령별로는 핵심 지지층인 30대의 지지율이 9.9%포인트 내린 73.1%로 집계돼 가장 많이 떨어졌다.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앞서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지난 16일~18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4명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6%포인트 떨어진 67%로, 60%대로 내려앉았다.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두 조사 모두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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