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일 시작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 22명(코치 등 임원 포함 24명)이 5개 종목에 참여한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결성된 남북 단일팀(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는 12명의 북한 선수가 가세한다. 올림픽 개·폐회식에는 남북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으로 입장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재로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 올림픽 참가회의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같은 내용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회의 뒤 발표한 선언문에 따르면,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 출전할 남북 단일팀은 우리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이 가세한 총 35명으로 결정했다. 당초 5~6명의 북한 선수가 합류할 것이라던 예상을 크게 웃도는 결과다.
엔트리는 늘어났지만 다른 나라와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경기당 출전 선수는 22명으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경기 당 3명의 북한 선수가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대표팀 감독이자 남북 단일팀 사령탑을 맡게 될 캐나다 출신 새러 머리 감독이 경기에 뛸 북한 선수 3명을 추린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한반도기 유니폼에 '코리아(KOREA)' 국명을 사용키로 했으며, 경기에서 연주되는 국가는 아리랑으로 결정했다. 다만 국명의 영문 머리글자는 'COR'을 사용키로 했다.
북한 선수단의 과반을 차지하는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 외에도 북한은 피겨 스케이팅 페어 종목에 렴대옥-김주식 조가 출전한다. 쇼트트랙 남자 1500m에 정광범, 500m에 최은성도 각각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를 얻었다. 또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프리스타일에 한춘경과 박일철이, 여자 10km 프리스타일에 리영금이 각각 출전한다. 알파인 스키에도 남자 2명(최명광, 강성일), 여자 1명(김련향)이 출전한다. 올림픽 경기 취재를 위해 북측 기자단 21명도 방남한다.
개·폐회식 남북 공동입장 때에도 남북 선수단은 코리아 국명과 영문 머리글자로 'COR'를 사용한 선수단복을 입고 행진하며, 남북의 국가를 대신해 아리랑이 울려 퍼진다. 다만 단일팀이 구성된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을 제외한 다른 종목에 출전하는 남북 선수들은 각각 자국 국기가 달린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한다.
바흐 위원장은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는 일은 남북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감동적인 순간일 것"이라며 "평창올림픽은 한반도에 밝은 미래로 나가는 길을 열어젖힐 것"이라고 했다.
회의에 참석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IOC는 기본적으로 올림픽이 추구하는 상호이해, 대화, 평화의 가치가 구현되는 올림픽을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스포츠와 올림픽 이상을 통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의 건설이라는 취지에 맞게 진행하려 노력했고 그 결과를 오늘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AFP통신은 회의 결과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전쟁 중인 두 나라 사이의 역사적인 합의를 IOC가 승인했다"고 평가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