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려했던 국가 예산의 블랙홀은 시작에 불과하고 국민을 속여가면서 얼마나 더 강바닥에 혈세를 쏟아 부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지류지천에 2015년까지 20조 원 규모를 투입한다면 그 20조원은 또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결국 4대강사업비 보전을 위해서 친수구역법이 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것"이라며 "4대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들 친수구역특별법은 이런 의미에서도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집요학 파헤쳐 왔던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홍수 예방 사업'으로 홍보해 왔는데 '포스트 4대강 사업'은 4대강사업으로 더욱 악화된 수질문제, 홍수위험을 다시 국민의 혈세로 돌려 막고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4대강 사업으로 홍수를 막는다는 말이 거짓이었다는 것.
▲ 4대강 사업 현장 ⓒ이상엽 |
김 의원은 "홍수가 일어나지도 않던 본류에서 지류 홍수를 예방한다던 정부는 어디 있는가. 보를 막으면 물이 썩는다고 경고 할 때 수량이 많아져서 물이 깨끗해지고 만능 로봇물고기로 해결하면 된다고 자랑하던 대통령은 어디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정부는 지금 20조 원을 말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매칭부담 예산과 계획단계에서 또 추가될 사업비를 포함하면 30조 이상의 국민 혈세 투입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인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4대강 사업이 직선 공사여서 유속이 빨라져 사고와 환경재앙의 전초전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많이 알려졌는데, 여기에 더해 '지류 하천' 또한 '4대강'처럼 만든다는 정부의 발표는 국토 전체를 수로로 만들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몰상식적이고 건설지상주의 정책이 빚어내는 참극"이라고 비난했다.
강 의원은 "국토부에서 그간 진행해 왔던 지방하천정비사업 중 경기도 간매천 등은 초지를 마구 파 헤쳐 완전한 수로를 만들어 놓아 전문가들은 물론 국토부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평가 있을 정도"라고 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보수 야당인 자유선진당도 비판 대열에서 빠지지 않았다. 박선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정부 들어 공기업 부채는 연 평균 38조 원씩 증가했다"며 "4대강 사업 이외에 지류사업에 22조 원을 들여서 하겠다는 보도를 보면서 앞으로 공기업의 부채는 더욱 급증하면서 나라의 살림살이를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같은 대규모 지류 정비사업과 관련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국의 건설사 등에 '돈 살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인위적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지출을 더 늘린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현재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의 무더기 만기 도래 등과 함께 건설 경기의 거품이 꺼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가 재정이 자칫 위험한 지경까지 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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