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민주당에서 탈당해 한나라당 공천을 다시 신청했다가 탈락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당적을 여러 차례 옮겨가며 3선 의원이 된 송훈석 의원(무소속)이 11일 민주당에 입당했다.
강원 속초·고성·양양이 지역구인 송 의원의 입당으로 민주당은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4.27 강원도지사 보궐 선거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송훈석 의원이 적시에 만루 홈런을 쳐 줬다"며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고 추켜세웠다.
송훈석 "몸은 떠나 있었지만 마음은 항상 민주당에 있었다"
3선의 송훈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정권이 총체적 위기에 빠트린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는 정당은 오직 민주당 밖에 없다고 확신한다"며 입당 배경을 설명했다.
송 의원은 이로써 3년만에 민주당에 다시 들어오게 됐지만 그의 화려한 '당 바꾸기' 경력은 논란 거리다. 검사 출신인 송 의원이 정계에 입문한 것은 지난 1996년으로 당시 송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됐다. 199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자 그는 곧바로 국민회의로 당적을 옮겨 재선에 성공했다.
2004년 총선 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고, 2008년 총선에서는 민주당을 탈당해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 당시 한나라당으로부터 공천장을 받는 데 실패하자, 송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3선에 성공했다. 무소속으로 의정활동을 펼쳐오다 민주당에 다시 문을 두드린 것.
송 의원은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시도지사 연석회의에 참석해 "총선 때 잠시 탈당했던 것은 살아돌아오기 위해 강원도 정서를 고려했던 것이었다"며 "그동안 비록 몸은 떠나있었지만 마음은 항상 민주당에 있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어 "나는 영원한 민주당맨"이라며 "우선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 동해바다의 물을 퍼서라도 태백산맥의 구름을 잡아서라도 최문순 후보를 반드시 당선시키고 그 여세를 몰아 내년 총선에서 강원도의 정당 지지도를 '한소민대'로 바꿔 놓겠다"고 다짐했다.
민주 지도부 "송훈석, 적시에 만루 홈런…'천군만마' 얻은 기분"
민주당 지도부는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가 다수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송 의원은 정책코드, 이념, 철학 모든 것이 민주당과 딱 맞는 정치인"이라고 추켜세웠고, 천정배 최고위원도 "송 의원이 노란 개나리와 함께 우리 민주당에 봄을 몰고 왔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송 의원의 입당이 4.27 재보선에서 민주당의 취약지역인 영동 지역의 표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강원도 보궐선거 최문순 후보 선대위원장이기도 한 천정배 최고위원은 "송 의원이 이 시점에 우리에게 합류해 최 후보를 도와주니 이번 승리는 확실하다고 생각한다"며 "송 의원의 지역구인 양양에서 시장 후보로 뛰고 있는 정상철 후보의 당선에도 확실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동영과 함께 탈당했던 유성엽도 '민주당 복당' 재추진
한편, 지난 2008년 총선에서 공천장을 받지 못해 정동영, 신건 의원과 함께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유성엽 의원도 민주당 복당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당시 함께 탈당해 호남에서 당선된 8명의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복당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람이 유 의원이다. 유 의원 이외에 강운태, 김영록, 박지원, 신건, 유성엽, 이무영, 이윤석, 정동영 의원은 모두 지난해 복당신청서를 제출해 민주당 소속이 됐다. 유 의원 역시 당시 함께 복당 의사를 밝혔으나 지역위원회 등의 반발로 처리시한인 30일 이내에 가부 결정이 나오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유 의원은 이날 다시 복당신청서를 제출하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려면 야권 대통합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정치적 모태인 민주당에 복당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유 의원은 지난 6일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18대 총선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력을 사과하고 복당이 성사되도록 힘써 달라고 호소했다.
송 의원의 입당으로 86석으로 늘어난 민주당이 유 의원의 복당을 받아들일 경우 민주당의 의석수는 87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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