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 선정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주호 과학기술부 장관이 대전-대구-광주 삼각벨트 만들자는 안을 건의했다"는 정부의 구체적인 움직임까지 보도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김무성 원내대표가 7일 "과학벨트 가는 곳에 방사능 고준위 폐기물 입지도 같이 가야 한다"고 주장해 또 다른 논란을 예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과학벨트 입지 선정 관련 일간지 보도를 보고 (이주호) 교과부장관과 통화했는데, 오늘 입지선정위원회가 첫 회의를 한다 회의 하기전에 어떤 결정도 있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 말하면서 "방사선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 입지 선정을 빨리 해야 하는데, 매뉴얼적으로 과학벨트가는 곳에 이것을 같이 보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물질이 한국에 유입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는 가운데, 한국 사회의 방사능 공포가 극대화된 상황이어서 김 원내대표의 발언이 갖는 파괴력은 클 수 밖에 없다.
충청 몫 최고위원인 박성효 최고위원은 "오늘 과학벨트 입지선정위원회 회의가 열리지도 않은 상황인데, 많은 이야기와 정황이 나오고 불안감이 퍼져나가고 있어 심히 걱정스럽다"며 "우리(충청권)는 그런 경험을 한두번 겪은 것이 아니다. 항상 말은 그런 일 없다고 하는데 나중에 보면 일이 그렇게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 최고위원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국책사업들인 첨단의료복합단지, 신공항, 세종시, 과학벨트, 이런 것이 내용도 중요하지만 과정과 절차들이 진정 중요한데 충분히 검토된 적이 있나"라며 "이 진앙(과학벨트 분산 배치)이 청와대와 주변에서 흘려져 왜 (충청 민심을) 불안하게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최고위원은 "(입지 선정이) 요식행위가 아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범위내에서 이뤄졌으면 한다. 과학벨트 문제가 정책의 범위를 넘어서, 정치의 범위를 넘어서, 대통령의 인품 문제까지 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이명박 대통령을 직격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품'까지 거론되자 김무성 원내대표는 "말이 너무 지나치다"고 발끈했고, 안상수 대표는 "당 지도부 일원으로 정치 얘기를 해야지 자꾸 지역 얘기만 하려고 하면 그 자리에 왜 있느냐 차라리 (최고위원) 사퇴하지"라고 험악한 말을 내뱉었다.
안상수 "정부 대책으로 물가 내리기는 커녕 민심만 흉흉"
이날 한나라당은 거의 '패닉' 수준이었다. 전날 민본 21 간사 김성태 의원으로부터 퇴진 요구까지 받았던 안상수 대표는 이날 "정부가 물가를 잡겠다고 회의와 대책을 내놓지만 물가가 내리기는 커녕 민심은 흉흉하다"며 "외부요인을 탓한다거나 하지 말고 성장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오락가락 갈피 못 잡았다는 지적을 정부는 받아들이라. 서민 불만 높아지면 정치적 성과도 의미 없다"고 강도 높게 정부를 비판했다.
서병수 최고위원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통해 현정부의 문제인 지방분권, 지방균형발전문제에 대해 아주 약한 것 아닌가 하는 문제가 드러났다"며 부동산 대책을 맹비난했다. 서 최고위원은 "다른 방법으로 부동산 활성화 가능한데 (지방 세수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취득세, 양도소득세 이런 것들만 손대려고 하는 중앙정부의 중앙집권적인 사고방식이 문제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LH 본사 이전과 관련해 도지사가 정부의 합리적 결정에 따르지 않고 삭발을 하는 모습은 볼썽사납다"며 "합리적 결정에 순응해야하고 본사가 양쪽중 어느곳에 가더라도 가지않는 쪽에는 상응하는 대가를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LH공사 진주-전주 분산 배치를 요구하는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삭발한 것을 맹비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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