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핵심인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 앞서 "지난 겨울 민심이 구조적으로 무너지는 것을 똑똑히 목격했다. 작년 지방 선거 참패때 느낀 민심 이반과 차원이 다른 민심 이반을 온몸으로 느꼈다. 물가고, 양극화, 좌절, 불신이 더 고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 공약을 백지화 한데 대해 "이걸 왜 (김황식) 총리가 책임져야 하나. 이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정부가 한 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공약)한 것"이라며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가 처음부터 (백지화 과정을) 진두지휘했다면 이런 결정이 늦어지지도 혼란이 가중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국민 앞에 부끄럽다"고 말했다.
▲ 친이계 핵심인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6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과 대통령은 숨을 곳이 없다"고 말했다. ⓒ뉴시스 |
김 의원은 "단임 대통령은 국민의 눈치를 안 보고 역사와 승부를 보려고 한다. 그 결과 모두 실패했다.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한 역사와 승부를 보려는 생각 자체가 틀렸기 때문"이라며 "저와 한나라당과 정부와 청와대와 대통령은 그 어떤 경우도 국민의 지지를 떠나 국정을 운영할 수 없다. 바닥으로 내려가야 한다. 국민에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하고 혼나면 혼나고, 때리면 맞아야 한다"고 거듭 이 대통령을 질타했다.
경남 함안 산청 거창이 지역구인 친이계 신성범 의원은 김황식 총리를 상대로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정부가 혼란을 수습하기는 커녕 더 부추겨 왔다"며 "이번 혼란을 책임지는 의미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을 경질하라"고 주장했다.
야당도 총리 사퇴를 거론하는 등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해 온 나라를 혼란에 빠트렸는데 최소한 소관부처 장관도 사퇴하는 등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총리 역시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선진당 변웅전 의원은 '영남 달래기' 일환으로 여권 일각에서 과학벨트 분산배치론 등이 거론되는 것을 지적한 뒤 "현 정부와 총리는 충청도와 무슨 원수를 졌느냐"며 "내각은 총사퇴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해 세종시 수정안 무산을 문책하고 신공항 백지화 경위를 파헤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총리는 거듭 사과를 하면서도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김 총리는 "이 사태와 관련해 (장관 등의) 해임을 건의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김황식 "내리는 비 맞아도 인체에 해 없다더라"
일본 원전의 방사능 유출 피해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나라당 신성범 의원은 "당초 기상청은 편서풍 영향으로 한반도에는 방사능 물질이 올 수 없다고 했다가 지금은 남서풍을 타고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정부는 안심하라'고만 말하고 있다"고 정부의 대응 부족을 질타했다. 신 의원은 이어 "내일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데 맞아도 지장이 없느냐"고 질문했고, 김 총리는 "전문가들 의견을 취합한 결과 인체에 해를 줄 내용은 없을 것이라는 게 현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방사능 물질의 유입 가능성이 없다던 정부가 갑자기 말을 바꿨다. 이는 원전 수출 등 때문에 정보를 은폐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총리는 "일본에서 생긴 사태이기 때문에 우리가 책임져야 될 사유가 아니기에 은폐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정운찬 전 총리의 초과이익공유제를 비판한 것을 두고 "정운찬 전 총리도 바보가 아닌 이상 대기업에 과분한 이익이 덜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단칼에 경제학자 얘기를 차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삼성이 납품업체의 기술을 훔친 전례가 있는 것을 보면 자기도 좀 성찰 하면서 '왜 그런 말을 했었겠나' 하면서 해야지 대뜸 사회주의 말인지 공산주의말인지 모르겠다고 해서 되겠느냐. 이건희 회장도 알아야 할 게, 남의 물건 훔친 사람은 그 물건을 돌려줘야 한다. 이게 아주 자연법적 정의 아닌가"라고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