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북한 대표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과 남북 군사 당국회담 개최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은 남한 대표단의 비핵화 언급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남북 당국은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을 통해 △올림픽 계기 북한 대표단 방남 및 문서 협의 △군사 당국 회담 개최 △고위급회담 및 각 분야 회담 개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남북 당국은 공동보도문에서 "북측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민족 올림픽 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을 파견하기로 하고 남측은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쌍방은 북측의 사전 현장 답사를 위한 선발대 파견 문제와 북측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을 개최하기로 하고 일정은 차후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남북은 "현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남한 정부가 북한에 제의한 회담 중 하나다.
이와 함께 남북은 "남북 선언들을 존중하며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과 각 분야의 회담들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와 군사 당국회담이라는 성과를 얻어 냈지만,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은 관철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측 회담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회담의 마지막 절차인 종결회의에서 남한의 비핵화 언급과 서해 군 통신선 재개 문제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위원장은 지난 3일 판문점 연락 채널을 재개했을 때 이미 서해 군 통신선을 개통했는데 왜 이를 오늘 공개했느냐며 남측 대표단에 항의했다. 앞서 남측 대표단 대변인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오전 남북이 서해 군 통신선 재개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리 위원장은 회담을 마치고 북으로 올라가던 중 3일 군 통신선 재개를 결정한 배경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최고 수뇌부의 결심에 따라 그날에 다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남측 대표단이 이날 회담 모두 발언에서 "상호 존중의 토대위에서 협력하면서 한반도에서 상호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조속히 비핵화 등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를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과 관련해서도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 위원장은 비핵화 문제와 관련, 오늘 회담에서 전혀 의제가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네"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는 "추후 기회가 있으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리 위원장이 이같은 입장을 전달하느라 이날 회담의 종결회의는 오후 8시 5분부터 42분까지 총 37분간 진행됐다. 종결회의는 합의문, 공동발표문 또는 공동 보도문이 이미 완성된 상태에서 회담 대표단이 이를 교환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통상 30분 이상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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