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재보선, 정권 재창출 등 정치에 관여하지 말고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금 국민은 목 놓아 울고 싶은 심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작 국민이 절망하는 현장에 대통령은 보이지 않고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줘야 할 대통령은 오히려 갈등을 조장했다"며 "세종시, 과학비즈니스벨트, 동남권 신공항, 반값 등록금 등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고 이로 인해 수도권과 지방, 지역 간 갈등이 깊어지고 대통령이 그렇게 주장하던 통합과 소통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죽하면 한나라당 내부에서 대통령 탈당을 먼저 요구하겠냐"며 "이제부터라도 이명박 대통령 주변의 문제를 정리하고 대통령이 책임질 문제가 있다면 스스로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잠깐의 견디는 정책을 버리고 국가의 기반을 다지는 정책을 펼치라"며 "생색내는 일은 멀리하고 대통령의 손길을 기다리는 어려운 일에 매진하라"고 촉구했다.
"무능한 정부는 정책 실행 시점을 잘 모른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추가경정예산을 시급히 편성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원래 추경은 정부, 여당이 주장하고 야당은 반대하는 것이지만 지금의 민생경제 상황은 이런 통상적인 예를 떠올릴 형편이 아니"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작년 예산 날치기 과정에서 방학중 결식아동 급식예산 등이 날아가버려 이를 복원해야 하고 반값등록금, 구제역 축산농가, 비정규직 지원 예산도 시급하다"며 "특히 물가관리를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월세대란과 가파른 물가 인상률의 원인이 "현 정부가 국정현안의 대책이 없거나 잘못된 정책을 고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역시 전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물가관리에 심각한 구멍이 난 것은 정부의 실책"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또 그는 금리와 기름값, 구제역 등을 놓고 "정책 타이밍의 오판으로 정책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능한 정부는 정책을 실행할 시점을 잘 모른다"며 "현 정부는 국정 전반에 걸쳐 미리 진단해 예방하지 못하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덮고 가기에만 급급했다"고 말했다.
4.27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그는 "이명박 정권이 공천한 인물들은 이미 실패했거나 국민의 부적격 검증이 끝난 흘러간 인물들"이라며 "4대 국가위기, 4대 민생대란, 공약뒤집기, 실패한 인사 등 이명박 정부의 '4대 실정'을 심판하고 국민을 기만하고 무시하는 정부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밖에도 연설을 통해 △구제역 국정조사 △5대 노동현안 해결 △남북정상회담 등을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4월 임시국회를 끝으로 원내대표 직에서 물러난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견리사의(見利思義) 견위수명(見危授命)', 즉 이익을 볼 때 의를 생각하고 위기를 보면 목숨을 던지는 자세로 최선을 다했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하는 밀알은 뿌렸다고 자부한다"며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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