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24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방과 보의 설치가 홍수나 가뭄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준설 또한 무리한 계획"이라며 "4대강 사업은 생태계와 문화재 훼손의 우려가 크다"고 발표했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4대강 국민검증단이 한 달 동안의 4대강 현지 조사를 마치고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 |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국민검증단의 최종 보고서 발표에서 "물 부족에 대한 진단과 예측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정부의 물 부족량 예측에 근거해 16개의 보와 댐을 건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라며 "오히려 흐르는 물을 가두는 보와 댐 건설은 하천 생태계를 파괴하고 물을 오염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어 "4대강 준설 작업 역시 인근 경작지와 마을이 홍수로 인한 침수 우려가 있을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획일적인 준설은 하천 경관을 훼손하고 생물 다양성을 해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방을 보강하겠다는 정부의 주장 역시 허구적"이라며 "4대강 본류 지역의 개수율이 97퍼센트가 넘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제방 신축은 오히려 하천의 생태적 건강성과 생물 다양성을 해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민 생존권 박탈하는 4대강 사업…토건족들만 배불리겠다고?"
4대강 사업이 유역의 지역 공동체를 붕괴하고, 농민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팔당 지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정상묵 전 팔당유기농민회장은 "팔당 지역 농민들은 요즘 술·담배가 2배씩 늘었다고 말한다"며 "정부가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하천 경작을 금지한다면 그것은 곧바로 농민들의 생존권 박탈로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사무총장 역시 "하천 주변을 관광·레저 지역으로 개발한다는 정부의 계획은 절대농지 감소와 토지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며 "난개발을 부추겨 지역 사회를 교란하고 주민 공동체를 와해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검증단은 정부 주도의 개발이 아니라 각 지역의 특성과 역사, 생태 자원을 살린 지역 중심의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역시 참석해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4대강 사업'에 대해 성토했다. 홍희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이 원한다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하지 않겠다'라고 발표해 놓고 대운하의 변종인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민의 혈세로 엄청난 예산을 투여하며 강행하는 4대강 사업은 결국 강을 '죽이는'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유원일 의원은 "결국 현 정부의 4대강 사업은 일부 토목·건설업자들과 투기업자들의 배만 불려주겠다는 속셈"이라며 "4대강 사업은 역사와 자연에 죄를 짓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국민검증단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병모 변호사는 "자연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사업은 최소 1여 년에 걸친 환경 영향성 평가와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며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 공사'가 되어버린 4대강 사업을 불과 한두 달 안에 처리해버리겠다는 정부의 태도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국민검증단은 "이 대통령은 사욕을 버리고 강을 바라봐야 한다"며 현재의 4대강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국민의 여론을 수렴할 것을 촉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