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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택수 태백경찰서장 ‘탄광소요 진압 의경, 경찰서장으로 금의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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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택수 태백경찰서장 ‘탄광소요 진압 의경, 경찰서장으로 금의환향’

“서장은 직원들이 근무를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람”

강원 태백시는 1981년 7월 ‘국민연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전국 최초, 유일의 탄광도시(鑛都)로 탄생한 기초자치단체다.

그런 광도에 1989년 발생한 탄광소요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태백에 출동했던 의무경찰이 경찰서장으로 금의환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의무경찰을 거쳐 경찰간부후보생으로 경찰에 입문한 김택수(50) 태백경찰서장은 실적위주 단속과 서장 위주 행사를 과감하게 폐지하는 대신 경직되고 권위적인 모습까지 벗어 던지고 있다는 평가다.


▲김택수 태백경찰서장이 탄광도시 태백의 치안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레시안

이런 한편에서 주민들에게는 자상한 경찰서장으로 다가가지만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에게는 근엄한 ‘포청천’같은 경찰로 치안행정을 호령하고 있다.

대한민국 보통의 지역은 도로와 고속도로가 존재하지만 ‘광도’ 태백은 일반 도로만 있고 고속도로가 전무하지만 지하에도 유일하게 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바로 ‘탄광갱도’다. 태백은 지상의 치안도 중요하지만 지하 갱도에 대한 치안책임도 맡아야 한다.

지난 3일 ‘지하도로’에서 생활하는 광산노동자를 각별하게 생각하는 김택수 태백서장을 만나 태백에 대한 애정과 경찰관의 자부심을 들었다.

-‘광도’ 태백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갖는 거 같다.

“태백은 과거 산업화시대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희생한 특별한 의미를 가진 약속의 땅이었다. 태백서장에 부임하면서 태백산업전사위령탑을 참배한 이후 시간을 내어 석탄박물관과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탄광 사택촌 등을 둘러보았다. 태백경찰서에 발령받아 오는 신입 직원들에게 태백이 산업화시대 어떤 역할을 했던 곳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꼭 전해주고 있다.

지금은 폐광촌으로 전락했지만 과거 탄광에 근무했던 진폐환자와 그 가족들의 애환과 고충을 알아야 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차지했던 태백의 가치와 의미는 대단했다. 폐광으로 대다수 탄광이 폐광했지만 아직 장성광업소는 건재하다.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면서 어려운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경찰이 되고 싶다.”

-태백과는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그렇다.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에서 경찰행정에 대해 공부하다가 의무경찰에 자원입대했다. 1989년 탄광들이 폐광을 하던 시기에 태백의 탄광에서 소요사태가 발생했다. 동료들과 진압하기 위해 태백을 찾았는데 대한석탄공사 훈련원에서 숙식을 하며 탄광에서 탄을 캐는 광부 아저씨들과 처음 대면했다.

그리고 2006년 1월 경정 계급장을 달고 태백경찰서 생활안정과장으로 부임하면서 두 번째 인연을 맺었다. 당시는 눈도 많이 내리고 몹시 추운데다가 삭막한 분위기 여서 유배를 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직원들이 따뜻하게 맞아 주고 주민들도 편안하게 대해줘서 너무 좋았다. 특히 태백경찰서는 직원들의 마인드가 항상 긍정적이고 서로를 칭찬하고 소통이 잘 되는 분위기여서 놀랐다.

파출소장들이 직원들을 칭찬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사실 태백과의 첫 인연은 고교시절인 1992년 수학여행을 태백으로 왔다가 동국대출신 박동근 선배로부터 따뜻한 식사대접을 받은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주변에서 덕장(德將)이라는 칭찬이 자자하다.

“쑥스럽다. 나는 전혀 서장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 (경찰서장은)직원들에게 어려움을 보살피며 항상 근무를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권위와 특별한 대우를 받는 자리가 전혀 아니다. 파출소와 각 민원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업무에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는 점에 주력하고 있다.

직원들의 승진 임용식과 경찰서에서 진행되는 행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그 주인공에 초점을 맞춰 행사를 진행한다. 항상 직원들에게 편하게 대해주고 직원들이 서장을 불편하지 않게 다가올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서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주민들도 서장을 경찰관이 아니라 초등학교 교사 같은 친근한 이웃 같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범죄자나 문제가 있는 나뿐 사람에게는 누구보다 엄한 경찰관이 되겠다.”

-경찰에 입문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어려서부터 영화를 보면서 군인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원주 대성고등학교에 다녔는데 담하나 사이로 원주여고가 자리했다. 예쁘고 연약한 여고생들을 보면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바람에 고 3때 육사대신 동국대 경찰학과를 택했다.

동국대 경찰학과 선배 중 어청수, 이성한 경찰청장과 채한철 대구청장, 정해룡 강원청장 등 기라성 같은 훌륭한 선배들이 많았다. 학교 선배들이 수시로 학교에 찾아와 후배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격려해 주는 자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경찰관에 대해 항상 긍지와 자부심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경찰관 생활이 보기보다 쉽지 않은 직업이다.

“그렇다고 생각한다. 명절과 연말연시면 치안질서를 위해 24시간 비상근무를 해야 한다. 경찰 입문 후 명절 때 부모님을 찾아 뵌 일이 없는 거 같다. 중대한 사건이 발생하면 범인 검거를 위해 불철주야 뛰고 새벽이슬도 맞으면서 잠복근무를 해야 한다. 술에 취한 만취자나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민원인들과 현장에서 몸으로 막아야 하는 고충도 보통이 아니다.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현장을 접수하고 인명안전을 우선하면서 신속한 해결에 주력해야 한다. 그렇지만 사건이 잘 해결되고 민원인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 아쉬운 것은 경찰에 관한 언론보도 가운데 너무 심한 비판기사를 볼 때면 가슴이 많이 아프다. 잘못하는 것은 따끔하게 지적할 수 있겠지만 잘 했을 때는 칭찬하는 기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 사생활을 가질 수 없는 것이 경찰이지만 어려운 사람과 범죄로 피해를 입은 사람을 도와주는 점에서 매력적인 직업이다. 남을 도와주고 배려해 줄 수 있는 일이 경찰업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시골 경찰에게도 해외연수의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 인근 정선의 경우 카지노 범죄 예방과 효과적인 검거를 위해 마카오 등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강원 원주출신의 김 서장은 원주대성고를 나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간부후보생(43기)으로 임관했다.

홍천, 횡성, 평창경찰서 정보보안과장과 태백, 원주경찰서 생활안전과장, 평창동계올림픽기획단장, 강원도경 정보과장 등을 거쳤다.

이은해 여사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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