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상 신임 대법관은 1989년부터 1998년까지 약 10년간 부산에서 근무했다. 자연스럽게 당시 부산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던 문재인 대통령과는 법정에서 여러 번 판사와 변호사로 만난 인연이 있다.
안 대법관은 2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 후 문 대통령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부산에서 근무하던 시절의 문재인 '변호사'를 회고했다고 한다.
안 대법관은 이 자리에서 "당시에는 법관과 변호사가 가끔 식사도 하는 게 자연스럽고 관례였는데 문재인 변호사는 한 번도 같이 식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에서 문 변호사를 여러 번 뵌 적이 있는데 한 번도 식사를 못 한 게 오히려 기억에 남는다"며 "부산 법조계에서 문 변호사는 판사들과 밥 안 먹기로 유명했다"고 회고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크게 웃으며 "제가 그런 원칙을 끝까지 지킨 덕분에 대통령까지 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고 한다.
실제 당시 부산에서 합동변호사 사무소를 운영하던 노무현 변호사와 문 변호사는 재판 담당 판사에게 식사와 술을 대접하지 않기로 유명했다.
문 대통령은 2011년 출간한 자서전 '운명'에 이와 관련한 일화를 수록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982년 노 전 대통령과 처음 만난 날 "그는 '나하고 같이 일을 하게 되면 그걸 계기로, 함께 깨끗한 변호사를 해보자'고 했다. 따뜻한 마음이 와 닿았다"고 적었다.
이후 신출내기 변호사였던 문 변호사가 합류하자 노 변호사는 실제로 당시 법조계의 관행이던 사건수임 커미션 지급과 판·검사 접대를 끊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그때만 해도 형사사건을 좀 하는 변호사들은 때때로 형사 담당 판사들에게 식사와 술을 대접하는 게 보통이었다. 재판 날에는 마지막 재판에 들어간 변호사들이 재판부에 식사와 술을 대접하는 관행도 있었다. 그 접대도 그만뒀다"고 적었다.
한편, 안 대법관과 함께 임명장을 받은 민유숙 대법관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의 존경하는 인물란에 위안부 할머니를 적어 화제가 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환담 자리에서 위안부 할머니를 존경하는 인물로 꼽은 까닭을 물었다고 한다.
이에 민 대법관은 "그런 문제를 스스로 드러내서 사회가 문제를 인식하게 하고, 세계 각국이 그 문제를 주목하게 한 것은 진정한 용기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위안부 할머니를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다"고 답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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