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총리가 분당을 불출마를 명확히 하는 한편 동반성장위원장 직 사퇴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이는 자신의 초과이윤공유제에 대해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연일 반대의사를 밝히고 나선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나아가 여권 핵심부의 주요한 정치적 카드 중 하나인 정 전 총리의 이같은 행보는 만만찮은 파장을 낳을 수 있다.
정 전 총리는 18일과 19일 <조선일보>와 <연합뉴스>등을 통해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주무부처인 지경부 장관이 거칠게 비판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최(중경) 장관이 그 자리에 있는 한 내가 그만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정 전 총리가 지난달 초과이익공유제를 제기한 직후부터 거듭 맹공을 펼쳐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색깔론적 공격이 화제가 된 후에도 최 장관은 "위원장 뜻대로 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4·27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 문제와 관련, "출마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최중경 발언, 혼자 생각일 가능성 적어
지난 2월 '이익공유제'를 처음 제기한 이래 정 전 총리는 외로운 행보를 걸어왔다. 형식상 민간기구지만 청와대의 의중이 실린 동반성장위원회에 정 전 총리가 건 기대가 컸지만 실제 분위기는 달랐다는 것.
필요 인력과 예산 지원에도 한계가 있었고 정부의 분위기가 심드렁자하자 재계의 반응도 신통치 않았던 것.
이같은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 강만수 경제특보의 최측근인 최중경 장관이 연일 이익공유제에 맹공을 가하고 청와대는 가타부타 말이 없자 정 전 총리의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위원장 혼자 생각 아니냐"는 식의 발언은 청와대에서 먼저 나온 것이다.
총리 발탁 이후 많은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전 총리 상호 간에 개인적 신뢰는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중경과 나 중 한 명을 선택하라'는 식인 정 전 총리의 압박에서 이 대통령이 어느 한 쪽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동안 청와대가 공식적으론 이익공유제에 대해 언급을 피해왔지만 관계자들이 사석에서 부정적 견해를 보였던 점, 정 전 총리와 가까왔던 친이직계 소장파들과 청와대의 거리가 멀어진 지 오래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전망이 어렵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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