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태백시가 6·25와 월남전 참전기념탑을 설치키로 해 타당성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태백시에 따르면 6·25 및 월남참전용사 단체의 건의를 수용해 가칭 ‘6·25전쟁·월남전 참전 기념탑’을 태백시에 건립키로 하고 2억1000만 원의 시비를 마련했다.
또 태백시는 오는 4월 국가보훈처의 국비공모사업을 신청해 부족한 사업비 9000만 원을 국비로 추가, 확보해 총 3억 원의 예산으로 참전기념탑 설치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참전기념탑 설치 예정지는 낙동강 발원지로 잘 알려진 황지연못이나 충혼탑 가운데 한 곳을 지정할 예정이며 최종 후보지는 관련 단체와 협의를 통해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단체와 시민들은 탄광도시인 태백지역에 기존 태백중학교에 설치된 ‘학도병기념비’면 충분한데도 참전기념탑 설치계획은 의미를 찾기 힘든 예산낭비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태백산국립공원에 시민단체 성금으로 지난 1984년 설치된 ‘태백시민헌장비’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참전기념탑을 설치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시민 김모씨는 “태백은 탄광도시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갖고 있는 곳인데 전쟁참전기념탑을 세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태백중학교 학생들의 6·25전쟁 참전의 의미를 기리는 학도병기념탑으로 갈음해야지 관련단체의 요구에 무조건 응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태백지역의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신규로 진행하는 사업은 타당성을 반드시 따져야 하지만 사회단체 등 표와 연결된 사업은 막무가내로 하기 때문에 문제”라며 “태백의 역사를 상징하는 시민헌장비나 제대로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태백시 관계자는 “관련 단체에서 18개 시군 가운데 태백시만 참전기념탑이 없다고 요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국비공모사업을 통해 국비가 확보되면 관련단체와 협의해 기념탑 설치 부지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백산국립공원 당골광장 언덕에 위치한 태백시민헌장비는 지난 1981년 7월 태백시 개청을 기념해 황지청년회의소가 성금을 모아 1984년 기념비를 세웠으나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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