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국민의당이 성탄절 연휴에도 '전당원 투표' 문제로 갈등을 이어갔다.
통합 반대 당원 모임인 '나쁜투표거부운동본부'는 25일 안철수 대표가 추진하는 전당원 투표를 저지하기 위해 투표 금지 가처분신청서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 국민의당 의원 39명 가운데 20명과 지역위원장 17명이 가처분 신청에 참여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전당원 투표를 27일부터 실시해 31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된 가운데, 이들은 신청서에서 전당원 투표 추진을 중지하고 만약 투표가 실시될 경우에는 결과를 발표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나쁜투표거부운동본부 측은 또 "(통합 찬반이라는) 특정 정책에 관한 찬반 투표이기 때문에 당 대표를 뽑을 때와 같은 룰을 적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안 대표가 당당하다면 당연히 당원 33.3% 정도는 참여하는 투표를 해서 인정받아야 한다"고 했다.
주요 정책을 전당원 투표로 결정할 경우 전당원 3분의 1 이상이 투표해야 하며, 유효투표 중 과반 찬성으로 확정한다는 내용이 명시된 국민의당 당규 25조를 강조한 것이다.
이들은 개봉 기준 투표율인 33.3%에 미달하는 25.7%을 기록해 개표가 진행되지 못했던 지난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사례를 언급하며 "오 전 시장 사례가 너무 똑같다"며 "3분의 1이 넘지 않으면 특정 정책에 대한 찬반을 물었을 때 총의가 모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통합파 측은 당무위원회 의결로 실시되는 이번 투표는 당헌 5조 '당무위가 의결해 회부한 안건에 대한 전당원 투표가 가능하다'는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 속에 반대파들은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전당대회를 통해 안 대표의 통합 추진에 2차 저지선을 칠 계획이다.
이에 맞선 안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기득권 거대 양당이 우리 국민의당을 쉼 없이 흔들었지만, 나는 다치고 쓰러질지언정 내 모든 것을 바쳐 당을 지키기 위해 당당히 맞서 싸웠다"고 통합 의지를 강조했다.
안 대표는 "추운 겨울 이겨내면 반드시 녹색의 새싹을 틔우는 봄이 우리에게 올 것을 믿는다"며 "믿고 함께하면 반드시 어려움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2년 전 민주당을 나와 국민의당을 창당하던 때를 회상하며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비웃었지만 우리는 함께 다당제를 만들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꿨다"면서 "지금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27만 당원 여러분과 함께이기에 따뜻하고 든든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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