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박희태 국회의장을 필두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나경원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소속 의원 60여 명이 몰리는 등 성황을 이뤘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특임장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도 참석했다.
박희태 의장 "안상수의 길이 어디까지 가겠나, 청와대 아니냐"
박희태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5공 말 6월 민주화 항쟁은 우리 안상수 대표의 양심적인 정의감이 이뤄낸 일"이라며 "당시 부산지청 검사로 있었던 나는 '안상수 검사가 설마 그런 내용을 외부에 흘렸겠는가, 왜 그런 짓을 하는가, 어쩔려고 저러나'라고 걱정을 했었다"라고 회고했다.
박 의장은 "그런데 안 대표는 끈질긴 회유와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세상에 알렸고, 그 결과 6월 항쟁이 승리로 돌아갔다"며 "민주화 투쟁의 영웅이 바로 안상수 검사"라고 강조했다. 객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 의장은 "그 결과 안상수 대표는 검찰을 떠났지만 그 길이 여의도로 되돌아 오고, 결국 한나라당 대표까지 하게 됐다"며 "안상수 대표에게 그만한 용기와 정의감이 있다면 그 길이 어디까지 가겠느냐, 청와대가 아니냐"라고 했다.
박 의장은 "그게 정답이다, 이제 그 길을 가는 것만 남았다"라고 안 대표를 한껏 치켜세웠다.
"이제는 北 민주화"라는 김문수, "독재의 잔재를 걷어내자"는 이재오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특임장관도 축사를 통해 안 대표를 극찬했다.
김문수 지사는 "나도 (박종철 열사가 사망한)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흘 동안 고문을 받았다"며 "열차를 타고 남영역을 지나면 그 시커먼 건물이 보이지만, 당시 기억이 너무 끔찍해 아직 가보지 못했다"라고 했다.
김 지사는 "아무리 손으로 덮고 눈을 가려도 진실을 밝히는 위대한 힘, 양심은 반드시 살아 있다"며 "이 양심이 오늘의 자유민주주의를 만들었다"고 했다.
특히 김 지사는 "그 어둠을 밝힌 양심, 이 양심은 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의 독재 수용소 안에서도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보지 못할 뿐 반드시 밝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김 지사는 "안상수 대표뿐 아니라 이재오 장관님은 당시 감옥에 5번이나 갔고, 나는 2번밖에 안 갔다"며 "우리 한나라당에는 이렇게 민주주의를 위해 일한 기라성같은 희생자와 일꾼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단순히 건국세대, 산업화세대뿐 아니라 민주화 세력의 주류가 우리 한나라당에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안상수 대표의 저서 <박종철 열사와 6월 민주화 운동>. ⓒ프레시안 |
이 장관은 "이승만 정권은 12년, 박정희 정권은 18년, 전두환 정권은 7년을 내리 잡았다"며 "정권만 잡으면 오래 하니까 당시 민주화 운동의 모든 촛점은 대통령 직선제였다"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안상수 대표가 박종철 열사의 죽음이 고문에 의한 것임을 밝혀냈고 결국 87년 민주화 운동을 통해 5년 단임제, 직선제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 장관은 "그리고 20년의 세월이 지났다"며 "이제는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독재의 잔재를 걷어내고 민주주의를 생활 속에 정착시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한나라당의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사활을 걸고 있는 '개헌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축사를 남긴 김효석 의원은 "안상수 대표의 걸어온 길을 보면 이런 분이 한나라당보다 우리 민주당과 훨씬 코드가 잘 맞는게 아닌가, 민주당에 오시면 훨씬 간지가 날 것이다"라고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일부 참석자들은 "의원님이 한나라당으로 오시라"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저자가 들려주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정의'가 아니겠느냐"며 "많은 국민들이 정의에 목말라하고 있다, 앞으로 안상수식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안상수 "젊은 세대, 민주주의의 소중함 몰라"
안상수 대표는 "얼마 전 박종철 열사 기념관을 방문했는데 추모객이 거의 없어 너무 쓸쓸했고, 많은 신세대들이 이 사건의 내용을 모르고 있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라며 "한국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쟁취됐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는지,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젊은 분들이 깨닫을 수 있도록 이 책을 다시 출간했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금 젊은 세대는 취미나 직장 등 개인적 문제에 너무 치중해 있다"며 "조국이랄지,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비전, 국가관,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에 대해 밤새 토론하는 과거의 아름다운 모습이 되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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