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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민심 폭발해도 'G20 국회의장회의'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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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민심 폭발해도 'G20 국회의장회의'에 올인

국회의장 '나홀로 행보'에 국회의원들도 곱지 않은 시선

최근 구제역 문제, 저축은행 사태 등 각종 민생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G20국회의장 회의' 준비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나홀로 행보'가 빈축을 사고 있다. 박 의장은 오는 5월에 있을 G20 국회의장 회의를 유치하기 위해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박 의장은 지난 21일 김황식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성공적인 G20국회의장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G20정상회담을 열었던 캐나다에서 9월 처음으로 G20국회의장 회의를 열었지만 의장급 참가국은 8개국에 불과했다. 국회의장 회의에서는 국제 정치나 경제에 영향을 미칠만한 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 게다가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의 성과 자체에도 큰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봄에 얼었던 땅이 녹으면 '환경 재앙'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3월에도 박 의장은 G20국회의장 회의 참여 독려차 2~3개국에 외유를 나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종태 대변인은 "결정된 것은 아니고 해외 국가 방문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이같은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물론 민생도 중요하지만 국회의장이 민생만 챙길 수 있느냐. 한국이 세계 7위의 책임있는 국가 반열에 올랐는데, 그에 합당한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직접 국제국에서 알아보라. 지금 G20국회의장회의 의제 준비로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지 아느냐"고 밝혔다.

그러나 구제역 파동, 저축은행 영업정지 파동, 기름값 등 물가 폭등 상황에서 5월에, 적지 않은 세금을 들여 개최하게 될 G20국회의장회의가 얼마나 호응을 받을지 의문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지금 때가 어느땐데, 어떤 국민이 그런 것(G20국회의장회의)에 관심이나 갖겠느냐"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인 민주당의 또 다른 의원은 "박희태 의장의 의원 외교 차원에서 충정은 이해하지만, 기존에 있는 의원 외교 활동이나 제대로 해야지, 또 G20국회의장 회의냐"며 "세계 G20 국회의장들이 얼굴 한번 더 맞댄다고 뭐가 되겠느냐. 국회의원들에게도 G20의장회의가 뭐고 어떤 의제를 다루는지 설명 한번을 안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런 가운데 23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제공받은 국회 특수활동비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국회가 영수증 없이 쓴 돈만 17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장이 지난해 5월 취임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문제는 달라지지 않는다. 박 의장에게서 이같은 관행을 개선할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종태 국회 대변인은 "국회 특수활동비는 대부분 국회 특위 차원에서 나가는 예산으로, 국회의장이 관여하는 부분이 아니다. 그러나 그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의장에게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날치기 와중에 지역 예산 200억 챙긴 박희태

지난해 5월 취임한 이후 박 의장의 행보에 논란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예산안 날치기 와중에 지역구 예산을 202억 여원 증액시키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경남 양산이 지역구인 박 의장은 양산서 파출소 신설 19억, 부산도시철도1호선 양산선(노포~북정) 건설 29억, 덕천-양산광역도로건설 99억 등 8개 사업에서 202억원을 증액시켰다. 이중 3개 사업은 애초 정부 예산안에 포함되지도 않은 사업이었다.

이 때문에 박 의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했지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날치기 열흘 만인 12월 17일 자신의 지역구를 유유히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나동연 양산시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각종 지역 현안 사업과 관련한 국비 확보 요청을 받고 돌아왔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2012년 총선 때 박 의장의 양산 출마가 확실시 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국회의원들 사이에서까지 "국회의장이 챙겨야 할 민생은 팽개치고 재선만 신경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에는 달리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며 "'노욕'이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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