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로 생매장된 돼지들이 부패하면서 땅을 뚫고 매몰지 인근의 지하수가 오염되는 등 구제역 2차 피해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국민적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났을 때 광우병 걸린다고 소문이 돌았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데 괴담이 돌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그 때는) 해명하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렸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그런 일이 없도록 (국민들을) 이해시키라"고 관계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오후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매몰지 사후관리 대책 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
침출수 유출로 인한 먹는 물 오염,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세균 창궐 등에 대한 우려를 '괴담'에 빗댄 것.
관계 장관들 "문제 없다. 있어도 곧 해결한다"
이날 회의에서 관계 장관들은 대체로 '큰 문제 없다. 앞으로 다 해겨할 수 있다'는 식으로 보고했다.
배석했던 김희정 대변인에 따르면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주민 신고제를 도입해 매몰지 관리에 투명성을 제고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집단 발병 식중독이나 설사는 작년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질병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탄저균 관련 질병은 사람에게 오기 어렵다"고 보고했다.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구제역으로 인한 '환경재앙'이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사용했다가 한나라당 지도부로부터 질타를 당했던 이만의 장관도 이날은 "세균과 질병 박테리아가 확산될 수 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확인한 바에 의하면 그런 일은 없다"고 자신했다.
김 대변인은 "결론적으로 (수질 오염에 의한) 질병이나 탄저병은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의 보고"라고 정리했다.
이 장관은 이어 "먹는 물이 차질 없도록 상수도가 없는 지역에는 조속히 설치하고, 보급 이전에도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환경부는 수질 모니터링을 오래 운영해 침출수 문제에 대비한 대책을 갖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장관과 유정복 농림부 장관은 "상수원 보호구역 내에는 소와 돼지가 매몰된 곳이 없다"고 함께 말했다.
이같은 보고에 이 대통령은 "언론에 보도된 상황의 사실 여부가 확인이 안 되니까 (국민들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역량과 기술이 있다. 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KTX탈선 사고와 원자력 발전소 가동 중단 사고의 원인을 '정성 부족'으로 돌리면서 매몰지 후속 대책 문제에 대해서도 "정성을 다해야 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렇다면 지금 보도들은 과장이고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 보도가 잘못됐다고 한 적은 없다"면서 "국민들이 걱정하는 분야에 대해 관계장관들이 대통령 앞에서 말씀하신 부분을 전해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구제역 초기 단계부터 말했지만 일부 보완할 점이 있고, 영구히 고치지 못할 것이 아니라 지금 부처가 힘을 기울인다면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겠냐는 것이다"면서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것이 아니라, 3월 말까지 문제가 있는 것은 고쳐 가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일부는 문제가 없는 것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가 된 것이 있고 이런 것이 복합적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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