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미국이 광주에 전투기 폭격을 검토했던 정황 증거가 발견됐다.
5.18기념재단은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UCLA대학 동아시아 도서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이 광주를 폭격할 계획을 세웠으나 광주 체류 선교사들이 반대해서 철회했다는 내용의 영문 책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서 다각도로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당시에 이러한 소문이 미국 현지에서도 회자했다는 사실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단은 이어 "이번에 확보한 1980년 5월 23일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브리핑 질의응답 자료를 보면, 미국 기자들도 루머(광주 전투기 폭격 계획) 진위를 확인하고자 호딩 카터 당시 대변인에게 질문하는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측에 따르면, 이 같은 질문에 "호딩 카터는 '국방부 소관'이라며 회피했다"고 한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하고 대통령이 된 전두환 씨의 장기집권 시나리오를 담은 비밀보고서 원본도 미국 대학 도서관에서 발견됐다.
재단은 이와 관련된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동아시아도서관 소장 자료 목록을 공개했다.
UCLA 동아시아도서관에 소장된 5.18 관련 자료 6300여 쪽을 확보해 분석 중인 재단이 1984년 작성된 '88년 평화적 정권교체를 위한 준비연구' 보고서 원본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두환 씨가 대통령 재임 시절 정구호 전 경향신문 사장에게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 보고서는 전 씨의 장기집권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씨가 대통령 퇴임 후 민정당 총재를 맡고, 후임 대통령은 부총재직을 겸임토록 한다는 게 기본 구상. 또한 후계자 육성과 선정, 대통령 지도력 및 민정당 강화, 1988년까지 예상되는 정국 불안요인과 대책 등도 다뤘다.
이 보고서의 내용은 지난 1988년 국회 5공비리조사특위 청문회에서 논란이 됐으나 원본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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