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6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최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최 의원은 오전 9시 54분께 검찰청사에 도착해 조사실로 향했다.
그는 조사실로 가기 전 취재진과 만나 '혐의를 인정하지 않느냐', '1억원을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은 그대로인가'는 등의 질문에 "사실대로 검찰에 말하겠다. 억울함을 소명하겠다"는 답변을 여러 번 반복했다.
최 의원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던 2014년께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는다.
국정원 특활비 상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이 시기 국정원장이던 이병기 전 원장으로부터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최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하라고 승인했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받았다.
국정원은 당시 예산안 심사 등의 과정에서 야권 국회의원들이 특활비를 문제 삼으며 축소를 요구하자 이에 대한 대응을 도울 적임자로 최 의원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정원이 예산 편의를 바라며 예산 편성권을 쥔 정부 책임자에게 일종의 로비 개념으로 특활비를 건넨 만큼 대가성을 지닌 뇌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최 의원의 자택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경북 경산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증거자료를 확보했다.
검찰 출석하는 최경환 의원(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6일 오전 국정원 뇌물 의혹 수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uwg806@yna.co.kr
이후 지난달 28일 최 의원에게 소환을 통보했으나 실제 출석이 이뤄지기까지 세 차례나 일정이 미뤄졌다.
첫 소환 통보에 "공정하지 못한 수사에 협조하기 어렵다"며 불응한 최 의원은 29일로 다시 소환 일정을 통보받자 태도를 바꿔 "12월 5∼6일로 일정을 조정해 주면 성실히 수사받겠다"고 요청했다.
검찰이 이를 수용해 5일로 소환 일정을 잡았으나 이번에는 국회 본회의 예산안 표결을 이유로 당일 불출석 의사를 전달했고, 하루 늦춰진 이 날 검찰에 출석했다.
최 의원은 국정원으로부터 일체의 금품을 수수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최 의원은 이날 출석하면서도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해 저의 억울함을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그간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최 의원의 실제 수수 여부와 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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