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5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대상을 유라시아, 아세안까지 확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미국 등 특정 국가에 집중된 수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무역의날 행사'에 참석해 "정부는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한-아세안 FTA 추가 자유화와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FTA 등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FTA 추가 체결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의, 통화 양적 완화의 축소, 유가 인상, 원화 강세 등 내년에도 우리를 둘러싼 무역 여건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이를 이겨내려면 특정 지역에 편중된 우리의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미국의 요구로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서비스, 투자 분야에 대한 한-중 FTA 2단계 협상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해 북쪽으로는 러시아와 유라시아, 남쪽으로는 아세안과 인도로 우리의 외교와 경제 지평을 넓히고자 한다"며 FTA 다변화를 대북 구상과 연결시키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서 '신북방정책'을, 지난 11월 아세안 순방에서는 '신남방정책'에 대한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신북방정책은 러시아, 유라시아 관계를 돈독히 함으로써 대북 관계 개선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개념을 내포한다. 이는 남한이 러시아를 통해 철도로 유럽에 진출하고, 남북한과 러시아를 가스관으로 연결하는 내용의 신경제지도 구상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신남방정책은 미국-일본-중국-러시아 중심의 4강 외교의 지평을 넓혀 아세안과의 경제, 문화적 교류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극동지역에는 조선, 항만, 북극항로, 가스, 철도, 전력, 일자리, 농업, 수산 등 9개의 경제협력 다리를 제안했고, 아세안과의 교역 규모를 2020년까지 200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고 부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밖에도 저성장과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무역 정책도 '사람 중심 경제'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적인 성장을 넘어 포용적 성장을 이루도록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수출을 통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중소기업들이 많아져야 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 무역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중소기업에 관련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다른 한편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수출 산업을 고도화해야 한다"며 "차세대 반도체, OLED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육성하고, 현재 약 5000개인 스마트 공장을 2022년까지 2만 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스마트 공장의 확대는 중소 제조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수출 기업이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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