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정원오 지음, 책세상), <권리를 상실한 노동자 비정규직>(장귀연 지음, 책세상)'.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이 얇은 문고판 책 두 권을 지인들에게 설 선물로 배송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정치권에서 복지논쟁이 뜨거운데 이럴 때 일수록 복지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지국가>는 이런 면에서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위해서 복지논쟁보다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한 것 같다"며 "<권리를 상실한 노동자 비정규직>은 비정규직의 실상과 문제점을 아주 쉽게 정리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두 책은 유명세를 타고 있는 신간서적이 아니다. <권리를 상실한 노동자 비정규직>은 2006년에 출간된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신자유주의는 모든 노동자를 프리랜서로 만들어 기업이 정규직을 고용할 때 져야 하는 책임과 비용을 없애려 한다. 따라서 노조 결성 같은 정규직 위주의 기존 노동권 개념만으론 거기서 원천적으로 배제된 비정규직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다"는 본질적 질문을 던지며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을 통해 버젓하게 살아갈 정당한 권리가 있다. 그 권리는 인식하고 모색하고 실천하고 투쟁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이자 한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정책위원장인 장귀연 박사는 "며칠 전에 출판사에서 '정두언 의원 측에서 책을 대량으로 구입하겠다는 연락이 왔다'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생각도 못했던 일이다. 정 의원과는 개인적 인연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부자 감세' 철회 논쟁의 선두에 섰을 뿐 아니라 장하준 영국 캐임브리지대학 교수 초청 강연회를 기획하기도 한 정두언 최고위원의 최근 행보는 한나라당 내 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 기준으로 봐도 '진보파'라 불릴 만 하다.
진보적 인터넷 매체 <민중의 소리>는 '신자유주의의 종말'이라는 연쇄 기획물에서 첫 인터뷰이로 정 최고위원을 선정했을 정도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요즘 두 정 씨,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을 보면 '쇼'라고 폄하하긴 어렵다. 진보적 담론 속에 진정성이 엿보인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영민'하기로 유명한 두 사람이 '패션'을 선도하는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 뒤따르는 것도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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