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여파로 1주일 연기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3일 오전 8시 40분 1교시 국어영역 시험을 시작으로 팽팽한 긴장감 속에 치러지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20분께 경상남도교육청 93(김해)지구 제9시험장이 마련된 김해영운고등학교 앞에는 일찍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들과 학부모, 응원에 나선 교사와 학생들로 북적였다.
영상 1도의 다소 쌀쌀한 날씨 탓에 두꺼운 외투를 입은 학생들은 긴장된 마음과 날씨 탓에 종종걸음을 치며 시험장으로 향했고, 학부모들은 수능을 잘 치렀으면 하는 바람으로 두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수험생은 “지진 때문에 1주일을 더 공부할 수 있어서 자신감이 많아졌다”며 “나뿐만 아니라 모든 수험생들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자녀에게 도시락을 건네주며 따듯하게 안아주던 한 학부모는 “아이들 모두 무사히 수능을 치를 수 있게 땅이 도와주기를 바란다”며 “내 아이뿐만 아니라 그동안 고생했던 아이들 모두 행복한 결실을 얻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소망했다.
김해분성여자고등학교 3학년 학년부장 추준우 교사는 시험장에 들어가는 제자들에게 일일이 사탕과 초콜릿을 나눠주며 응원하면서 “아이들이 불안해 하지 않고 그동안 쌓아왔던 자기 실력을 온전히 발휘했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라고 말했다.
경남지역에서는 올해 총 3만5,843명이 응시해 101개 학교에서 수능을 치르고 있다.
한편,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이날 포항 지진대와 가장 가까운 양산교육지원청에서 수능 집무를 진행했다. 지난 15일 포항 지진에 이어 여진이 계속되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도내 101개 시험장 학교 시설 안전에 대한 수시보고 체계를 가동했다.
또, 혹시나 있을지 모를 지진 상황에 대비해 양산과 김해, 밀양 시험장 학교 중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시험장 학교는 내진설계가 돼 있는 다른 학교로 옮겨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대체시험장 학교 10곳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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