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파동'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반복된 인사실패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와 함께 본격적인 레임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심지어 이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일보> 백영철 논설위원은 13일자 기명칼럼을 통해 "대통령은 지난 12월31일 민정수석 출신 정동기 씨를 감사원장으로 지명하고 측근 이동관, 박형준 씨를 곁으로 다시 불러들였다"며 "임기 후반기 권력의 집중도를 높이고 구심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었다"라고 분석했다.
백 논설위원은 "이게 악수였고, 레임덕으로 빠져드는 함정이었다는 사실은 열흘 만에 드러났다"며 "아무리 부인해도 레임덕은 물안개처럼 스며들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 대통령은 안보 무능이라는 낙인에다 인사 실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철학과 인식의 문제이기에 앞으로 달라지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이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는 "감히 제언하건대, 대통령은 골머리 아픈 권력 유지에 신경 쓰는 대신 마음을 비우고 전공과목인 경제에 전념하는 게 어떨까 싶다"며 "정말 임기 마지막 날까지 일하는 게 목표라면 한나라당 당적을 과감히 버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순형 "탈당은 국가적 불행, 하지만 MB가 변하지 않으면…"
정치권의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도 이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 의원은 같은 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임기 말에 대통령들의 레임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레임덕은 시작됐다"고 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이 집권당을 탈당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고 한국정치의 후진성을 말해주는 일"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이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전직 대통령 네 분이 그렇지 않았나, 가능성이 있다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조 의원은 "그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려면 대통령이 이번 인사가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심기일전해서, 특히 대통령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조 의원은 "취임 초부터 여러 번에 걸쳐 잘못을 했는데, 이 대통령은 잘못된 인사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번 파문과 관련해 인사를 주도한 임태희 대통령실장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조 의원은 "임태희 실장을 비롯해 인사에 관여한 참모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난 번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사퇴 때도 크게 잘못을 했는데 또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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