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親朴)계가 최근 '대권 행보'에 나서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적극 엄호하며 친이계 주류의 개헌논의를 차단하고 나섰다.
이재오 특임장관 등 친이계를 중심으로 논의 되고 있는 개헌과 관련해 친박계 의원들이 "개헌 논의는 접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친박계 중진인 이경재 의원은 5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메아리 없는 개헌 얘기를 꺼내는 것은 차기 대권 구도에서 입지를 유지해보려는 일부 정치인들의 바람이고, 국민들과 관계없는 '당신들'의 얘기"라며 "국민은 지금 이 정부가 성공의 신화를 이루고 그럼으로서 정권 재창출의 기회를 만드는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생각한다. 개헌 논의는 접었으면 좋겠다"고 당 지도부를 향해 강하게 건의했다.
이 의원은 "개헌이 당위성, 일반론으로만 가능한가. 국민 공감대가 필요하다. 헌장사에서 9차례 개헌 이뤄졌는데 권력의 폭력에 의해 이뤄졌거나 국민의 열망에 의해 이뤄지, 이렇게 국민들의 뜨거운 열망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원집정부제 등을 주장하는 이재오 특임장관 등 친이계를 겨냥해 "(그 분들은 현행 헌법이) 제왕적 대통령 체제의 폐해를 굳힌다는 논리로 말을 하고 있는데 그런 말씀을 하는 분들이 이명박 대통령이 (현재) 제왕적 대통령이어서 폐해가 생기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여론조사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개헌을 하려면 대통령 4년 중임제가 적합하다는 것이 30~40%이고 최근에는 오히려 개헌하기보다는 현 대통령제가 좋다는것이 52%인 여론조사도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 등이) 말씀하시는 이원집정부제는 10%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안상수 대표는 "개헌논의는 17대 국회때 '18대에 논의하자'고 했던 사안이고, 국민에 대한 약속"이라며 "권력 구조에 관해 정해진 것은 없다. 논의는 활발하게 진행하고 여야가 동의안하면 19대 국회 넘어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안 대표는 이날 <조선일보>인터뷰에서 "대통령제의 폐단이 계속 나오고 있다. 국민 70%가 개헌에 찬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논의 자체를 막아서는 안 된다"면서 "누구는 정치적 이유 때문에 개헌을 주장한다는데, 내 소신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홍준표 최고위원은 전날 "지금 개헌 논의가 나오면 세종시 논란이 또 벌어지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계파 갈등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경재 의원의 이날 발언 역시 '경고장'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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