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일까?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2년 넘게 남았는데 벌써부터 시동을 거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고삐를 풀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는데 벌써부터 시동을 거는 이유가 무엇일까?
해답은 2007년에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던 그 때의 상황에 해답이 숨어있다.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연합 |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경선을 통과하더라도 본선에서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2007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어렵다. 극복 방법은 달리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그늘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 자기 색깔을 찾고 자기 입지를 구축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나 더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결코 떨칠 수 없는 2007년의 경험이 하나 더 있다. 뼈아픈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경선에서 당심은 얻었지만 민심은 얻지 못했다. 당원 투표에서 이기고도 국민여론조사에서 졌다. 이게 패인이었다. 정치 변방에 머물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허무하게 졌던 결정적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그래서 대세론에 안주할 수 없다. 수시로 바뀌는 국민 여론을 마냥 신뢰할 수 없고, 여론조사 1위 기록에 안도할 수 없다. 게다가 2007년에 비해 당내 기반이 많이 줄지 않았는가.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2007년보다 갑절은 더 많이 국민 앞에 서야 한다. 한 번이라도 더 많이 저잣거리에 나가야 하고 하루라도 더 빨리 친서민 행보를 놓아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지지여론에 콘크리트를 발라야 당내에서 '월박'을 유도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 첫걸음을 복지에 내디딘 이유를 헤아릴 수 있다. 그것이 정치권의 유행어가 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처럼 민심에 다가가기 좋은 '거리'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자칫하다간 '과속 딱지'를 뗀다. 심기가 불편해진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딱지를 발부받을지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난폭운전'만 하지 않으면 그러저럭 버텨갈 수 있고, '난폭운전' 할 여지 또한 적당히 정리됐다.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강행처리함으로써 최대 이슈이자 최대 골칫거리인 4대강 논란에 발 담가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종편은 내일모레 발표할 예정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불가역성'을 내세울 여지를 확보했다. 굵직한 국정 현안을 놓고 이명박 대통령과 각을 세울 필요가 없어졌다.
한미FTA 비준문제가 남아있지만 이는 논외다. 박근혜 전 대표의 성향을 보건대, '국가미래연구원' 멤버들의 면면을 볼 때 쌍수를 들어 찬성하면 했지 반대할 사안은 아니다.
상황이 이렇고 의지가 이렇다면 박근혜 전 대표는 '더러운 전쟁'이 아니라 '조용한 전쟁'을 전개할 수 있다. 일정 시점(아마도 총선 공천국면이 될 듯)까지는 이명박 대통령(측)과 멱살잡이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당분간은 조용히 차별화하고, 적극 홍보하고, 꾸준히 입지 넓히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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