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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봉쇄용 '다이아몬드' 참여 논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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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봉쇄용 '다이아몬드' 참여 논란, 왜?

'한미동맹' 절대화 배경으로 文정부 흔들기

'다이아몬드 동맹'이 논란이다. 지도 상에 미국(하와이), 일본, 호주와 인도를 선으로 연결하면 마름모꼴이다.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이름 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키워드로 떠올랐다.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의 해상노선을 차단하기 위한 트럼프 정부의 새 국제전략이라는 설명.

중국 봉쇄를 목적으로 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원작은 일본이다. 지난해 8월 케냐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회의 기조연설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외교전략 구상이다. 2010년 세계 경제대국 순위에서 중국에 2위국 자리를 내준 일본의 절치부심이라는 해석이다.

전통적인 아‧태 삼각편대, 즉 미국, 일본, 호주에 중국과 관계가 불편한 남아시아의 맹주 인도를 끌어들였다. 미국과 손잡고 국제평화와 안보, 번영을 위한다는 명목이다. 일본의 군사 대국화 욕심도 숨어있다.

중국은 '아시아판 나토(NATO : 북대서양조약기구)'를 경계한다. 미국과 일본이 끌어가는 인도·태평양 전략이 다자안보기구로 발전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한다. 실제로 미국, 인도, 일본은 지난 7월 인도양에서 항공모함 2척 등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 군사훈련을 벌였다.

중국의 경계에도 트럼프 정부는 공격적이다. 기존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라는 용어를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대체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한 세미나에서 인도와 호주, 일본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조하며 '인도·태평양 전략'이란 말을 여러 차례 썼다.

아시아 국가들을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도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식화했다. 6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양 질서의 유지·강화'에 합의했다. 미일 양국 공동의 외교 전략으로 표명된 것이다.

미일 정상회담 뒤 미국 언론들은 일본을 "미국의 전략적 노예"(워싱턴포스트)로 묘사하며 혹평했다. 반면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들은 아시아 정책이 없는 트럼프 정부를 일본 외교가 견인했다고 자평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한국에서도 언급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뒤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신뢰와 자유·민주주의·인권·법치 등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축임을 강조했다'고 명시된 공동언론발표문을 냈다. 해석에 따라선 인도·태평양 구상에 한미 동맹을 끌어들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엿보인다.

청와대는 이런 해석에 거리를 뒀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성을 설명했을 뿐, 문 대통령은 확답을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일본이 추진하는 "대결 구도"로 규정하며 "우리는 거기에 편입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추후 청와대는 "적절한 지역 개념인지에 관해 좀 더 협의가 필요하다"며 '톤 다운'을 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이 구상에 참여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는 다른 논란으로 번졌다. 한미동맹에 금 가는 소리로 일각이 해석했다. 문재인 정부가 최근 밝힌 '균형 외교'가 홍역을 치른 배경의 연장선이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한 고비를 넘기고 한중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자 고개를 든 '중국 경도론' 비판이다.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다지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돈독히 하자는 일반론적 취지가 정치적으로 곡해된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균형 외교'에 대한 환상을 즉시 버리고,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초한 국가 외교안보대전략을 세워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미일 군사협력을 군사동맹으로 발전시키지 않는다'고 밝힌 문재인 정부의 '3불 원칙'이 중국에 대한 '저자세 외교' 논란으로 번진 배경도 마찬가지다.

11일 오후 베트남 다낭에서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후 한미동맹과 미일 중심의 인도·태평양 구상이 결부된 와중에, 문 대통령이 '3불 원칙'을 재확인할 경우 같은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일변도의 외교정책에 익숙한 보수진영이 '한미동맹 훼손'을 공격하며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이는 미국과 일본의 대중 포위 전략에 동참하라는 주장이다. 국내 정치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외교 전략은 될 수 없는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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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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