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오는 20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사회보장기본법 전부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 박 전 대표가 자신이 발의하는 법안에 대해 직접 공청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식 복지국가' 청사진 내놓겠다"
특히 이번 법안은 부분 개정안이 아닌 '전부 개정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를 통해 기존의 사회복지 체제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친, '한국형 선진 복지국가'의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후 복지 분야에 대한 공부를 계속해 왔다고 한다. 이번 법안의 준비기간도 1년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 캠프 대변인을 지냈던 김재원 전 의원은 "다음 대선에서는 안보 이슈와 함께 보편적 복지냐, 선택적 복지냐의 복지국가 논쟁이 큰 테마가 될 것"이라며 "한국형 복지국가, '박근혜식 복지국가'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대권행보의 큰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박 전 대표는 국가재정과 과학기술 등 굵직한 분야에 대한 자신의 정책 청사진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대권 행보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같은 움직임이 당장 이명박 대통령과의 본격적인 선긋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지난 8월 이 대통령과의 단독 회동을 가진 이후 박 전 대표는 현안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는 등 '화해모드'를 유지해 왔다.
이번 입법 공청회에서도 박 전 대표는 최근의 예산안 날치기 파동 등 쟁점에 대한 언급은 내놓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복수의 친박(親朴)계 인사들도 "박 전 대표가 당분간은 현 정권과의 차별화보다는 자기 정책 알리기 쪽에 치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뉴시스 |
민주 "박정희의 '한국형 민주주의'는 유신독재 아니었나"
야당은 당장 견제구를 날렸다.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국형 민주주의'가 유신독재로 나타났듯 '박근혜식 복지'는 무엇으로 나타날 것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전 대변인은 "최근 날치기로 그 많은 복지예산이 완전히 삭감될 때도 박 전 대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라며 "'박근혜식 복지'는 예산이 필요없는 복지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반문하기도 했다.
전 대변인은 "박근혜 전 대표가 진정 국민을 위한 복지를 준비한다면 침묵으로 국면을 넘기려 하지 말고, 이번 날치기 예산 통과에 대해 명확한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전 대변인은 최근 대법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이뤄진 긴급조치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대목을 언급하며 "정치인의 침묵은 때로는 책임 회피와 동의어가 될 수 있다"며 "유신 시대 정권에 의해 자행된 국민들의 기본권 침해에 대해서도 입장 표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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