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공천잡음'…김양수 "공천심사 심각한 하자"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열어둬

10월 재보선과 관련해 한나라당 내에서 공천 갈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남 양산에 '박희태 전 대표 낙점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공천 심사를 신청한 김양수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까지 시사하며 강하게 문제제기를 했다.

문제의 발단은 박희태 전 대표가 평소 거래했던 여론조사 기관이 이번 공천심사위 여론조사 기관으로 선정됐다는 것, 그리고 공천 심사 면접 당시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김효재 의원이 '대리 면접'을 봤다는 점이다.

김양수 전 의원은 10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지금 상황은 예비후보들 보고 무소속으로 나가라고 하는 사인과 똑같다"며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면 (무소속으로라도) 끝까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양산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친박계 유재명 씨도 "공심위원들에게 공정하지 못한 공천은 수긍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박희태 전 대표 사무실 개소식에 이상득 의원 등 거물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당 차원의 지원이 노골화 되는 것도 이들에게는 불만이다. '공정성'을 떠나 이같은 의혹이 제기됨에도 박 전 대표가 공천을 받는 결과가 나온다면 여권 인사의 '무소속 출마'가 줄이어 '여권 후보 난립'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작은 기업도 후보자가 면접장에 안 나타나면 바로 탈락"

상황이 이렇자 김양수 전 의원과 장광근 사무총장의 공방전도 이어졌다. 김 전 의원은 "과거 박 전 대표 측에서 그 회사에서 인용한 여론수치를 여러차례 언론을 통해 발표했다. 유독 그 회사만 많이 낸 것 같다"며 "(이것은) 큰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또한 '대리면접' 논란과 관련해 "박희태 전 대표 측은 대리운전과 대리 시험을 착각한 것 아닌가. 대리 운전은 가능하지만 대리시험은 부정입학이다"며 "사실 작은 기업도 직원을 뽑을 때 지원했던 후보가 면접장에 안 나타다면 바로 탈락이다"고 비난했다.

김 전 의원은 "여당의 공천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런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며 "엄청난 문제와 하자를 낳았기 때문에 그 (공천) 결과에 대해 모든 국민들과 후보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무소속 출마' 의지를 거듭 시사했다.

이에 장광근 사무총장은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국내에 인정되는 10대 여론 조사 기관 중 두 곳을 공개적인 무작위 추첨에 의해 선정했다"며 "선정 방법은 로또 당첨 과정처럼 했다. 쉽게 말하면 '복불복'"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선정된 여론조사 기관이 어디인지는 외부에 공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장 사무총장은 또 "공천심사위원에게 임명장을 준 박희태 전 대표에게 공식적으로 면접 과정에 참여하라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며 "박 전 대표를 알 만큼 알고, 굳이 자세히 물어볼 수 있겠나. 그래서 박 전 대표 측에 공천 면접 과정에는 참여 안해도 좋겠다. 알아서 판단하라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