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포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장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소개되자 다가가 어깨를 감싸고 포옹을 나눴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이 할머니와 포옹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한일 간 불편한 현안인 위안부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으나, 피해자 할머니와 포옹하는 상징적 제스츄어를 취함으로써 이날 만찬의 '결정적 장면'을 연출한 셈이 됐다.
이 할머니는 2007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장에서 고인이 된 김금자 할머니와 함께 위안부 피해를 증언해 미 의회의 위안부 결의안을 끌어낸 바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졌다.
이 할머니는 지난 2015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때에는 워싱턴 의회를 찾아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할머니를 만찬에 초청한 배경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안부나 한일 역사 문제와 관련해 균형 있는 시각을 가져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맞는 국빈 만찬에 초청된 데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 문제 관한 대응에서 일·미·한의 연대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움직임은 피할 필요가 있다. 한국 측에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스가 장관은 또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합의는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해결을 한일 양국이 확인했던 것으로, 국제사회가 높이 평가했다"며 "한국 측에 끈질기게 모든 기회를 통해 합의의 착실한 실시를 요구해 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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