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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터널 참사에도 제주서 연찬회에 골프 친 창원시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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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터널 참사에도 제주서 연찬회에 골프 친 창원시의원들

지난 2일 사고 알고도 3일까지 행사 강행...의장 등 4명은 사고 다음날 골프 '나인홀' 즐겨

경남 창원시의회(의장 김하용)가 지난 2일 창원터널 앞에서 발생한 화물트럭 화재·폭발 참사<지난 3일 보도> 사실을 안 뒤에도 제주에서 진행된 의정연찬회를 강행하고, 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3명이 골프까지 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시의원들이 사안의 중대성을 주장하며 일정을 취소하고 돌아가자고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시의회의 자질 문제까지 낳고 있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1일부터 3일간 제주에서 의정연찬회를 가졌다.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예정된 2017년도 제2차 정례회를 대비해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문과정을 심도 있게 학습하고, 의원간 소통과 화합으로 의정역량을 결집해 선진의정을 구현한다’는 취지였다.

▲경남 창원시의회가 지난 2일 창원터널에서 발생한 화물트럭 화재 폭발 참사에도 제주에서 진행되던 의정연찬회를 지속하고, 김하용 의장과 시의원들이 골프까지 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창원시의회 정문과 본관 모습.ⓒ김병찬 기자

전체 현직 시의원 42명 중 32명이 참가했고, 사무국 등 시의회 직원 30명 등 모두 62명이 참가했다. 필요 경비는 5,511만290원으로 책정됐다.

프로그램은 예산·결산심사 기법 및 재정개선 방안 등 의정특강 2건과 교양특강 1건을 포함해 특강이 모두 3차례였으며, 제주4·3평화공원 등 5곳의 지역문화 탐방 코스 등을 견학하는 것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제주도 일정 이틀째인 지난 2일 오후 1시20분 창원터널 앞에서는 위험물안전관리법을 위반한 화물트럭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며 화재와 폭발이 발생해 모두 3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이 같은 사실은 언론을 통해 속보로 전해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의 초점이 됐고, 제주 일정을 진행하고 있던 일부 시의원들이 즉각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뿐이었다.

한 술 더 떠 시의회 사무국 한 관계자는 6일 오후까지 사고가 어디에서 발생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는 “창원터널 김해 쪽에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냐”고 되묻는 등 납득하기 힘든 발언까지 해 당시 의원연찬회 참석자들이 이번 참사를 얼마나 무성의하게 대했는지 여실히 드러냈다.

게다가, 김하용 의장과 시의원 3명은 사고 다음날 오전 숙소 인근 골프장에서 태연하게 골프를 치기까지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김 의장은 이에 대해 6일 오후 의장실에서 기자와 만나 “사고 내용에 대해서는 시간단위로 보고를 받고 있었다”며 “일부 시의원들 사이에서 돌아가자는 의견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일정을 취소하기는 어려웠고 비행기편을 당장 마련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골프는 일정 마지막날 오전 5시30분에 숙소에서 나간 뒤 7시10분 가량에 티오프를 했고, 10시30분쯤에 마쳤다”며 “동료 의원들이 가자고 해서 갔지만, 상황이 골프를 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솔직히 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김 의장 일행이 골프를 친 시간에 이번 연찬회의 주요 핵심이었던 예산·결산심사 기법 및 재정개선 방안에 대한 의정특강이 있었고, 이에 불참한 것에 대해서는 ‘다 아는 내용’이라는 식의 입장을 표명했다.

김 의장은 “지난 6월에 해당 내용과 관련해 용역을 줘서 결과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며 “내용 자체를 다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장과 함께 골프를 친 시의원 3명은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아 이번 일과 관련한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이에 앞서 창원터널 앞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 2일 오전 6시부터 공식일정 대신 별도의 일정으로 한라산 등반에 나섰던 한 시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 라이브 방송과 등반사진을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당 시의원은 “산을 거의 다 내려온 오후 3~4시께 동행했던 사무국 직원으로부터 사고 소식을 접했다”며 “라이브 방송은 저장이 되지 않았으나 즉각 내렸지만, 사진들은 오늘(6일) 현재까지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별도로 선택할 수 있게 짜인 한라산 등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생태계 변화를 크게 실감했다”며 “시의원으로서 연찬회에 참석해 활동하고 있는 모습과 망가져 가는 한라산의 모습을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에 여지껏 내리지 않았지만, 그게 사고 상황과 관련해 문제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당시 의원연찬회 공식일정을 소화하고 있던 일부 시의원들이 창원터널 사고 상황에서 해당 시의원이 SNS에 한라산 등반 사진 등을 올린 것에 대해 문제를 삼았고, 이후에도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은 것이 시민정서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하며 논란이 지속돼 왔다.

한편, 창원시가 유원석 제2부시장을 비롯해 실·국장 5명과 기획담당관실 의회협력 담당 2명 등 8명을 이번 제주 연찬회에 1박2일 일정으로 참여토록 해 과도한 ‘시의회 모시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창원시 측은 업무 협력차 시의회 상임위별 관계 있는 실·국장 등이 참석한 것이고, 지난 6월 경주에서 열린 의정연찬회에도 다녀왔을 만큼 관행화된 업무라는 해명이다.

또, 항공료와 숙박·식사 등에 경비 190만 원을 집행했고 참석자 모두 관외출장서를 제출한 공식업무였기 때문에 문제가 될 만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정상 첫날 저녁에 열린 공식만찬과 김하용 의장이 비용을 부담했다는 호프타임에 실·국장 몇 명이 참석한 것이 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장은 “집행부(시)에서 의원들 고생한다고 격려차 방문한 것”이라며 “일정을 같이 소화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단순 격려의 목적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창원시가 말하는 ‘업무협력’ 차원의 참석이라는 해명은 관행화된 시의회 눈치 보기와 비위 맞추기에 고위 간부들이 관외출장서까지 제출해가며 대거 동원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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