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 후폭풍에 대해 "머리 나쁜 사람이 부지런하면 이렇게 사고를 친다"고 비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고흥길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민생 예산 및 당 공약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을 놓고 "한나라당은 물러날 사람과 안 물러날 사람 구분도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고흥길 정책위의장의 사퇴는) 마치 보온병 들고 '포탄이다'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본질적인 책임이 아니라 자기들이 챙기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전현희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정작 날치기 사태의 몸통인 '날치기 5인방'은 물러나지 않고 꼬리만 자른 격"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이 꼽고 있는 이른바 '날치기 5인방'은 박희태 국회의장, 정의화 부의장,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이주영 예결위원장이다.
전 대변인은 "(고 정책위의장이) 한나라당의 불교계 표를 잃게 하고 당 대표의 심기를 거스른 괘씸죄로 물러나는 것은 국민을 다시 한 번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를 국무회의로 전락시킨 모든 사태의 중심은 MB""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를 청와대 꼭두각시, 국무회의로 전락시킨 이 모든 사태의 중심은 이명박 대통령"이라며 "아무리 임기가 보장된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민주주의 원칙을 저버리고 국회를 짓밟아버리는 일은 과거 군사독재 정권의 작태를 훌륭히 이어받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또 "만약 개헌을 하려면 '대한민국은 형님공화국'이라고 공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비꼬면서 "무엇이 급해서 그렇게 날치기를 해서 자기들이 배려할 예산도 다 까먹어 버렸냐"고 말했다.
그는 "노인 어르신들을 투표권이 있으니까 218억 원을 삭감하는데 그쳤지만 투표권이 없는 말 못하는 영유아의 예방접종비를 삭감시켰다"며 "잔인무도하게 서민을 깔아뭉게고 형님과 박희태, 이주영 예산을 챙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형님공화국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때까지 민주당은 예산무효와 4대강 반대, 날치기법 무효화를 위해 총단결해서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자꾸 북한이 붕괴해서 흡수통일의 길로 가고 있는 듯이 참으로 해괴한 말을 하고 다닌다"며 "초긴장 관계에 있는 남북관계를 또 이렇게 자극해서 연평도 포격 사건 같은 것이 재발하면 또 엉뚱한 곳으로 포탄 날리려는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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