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에서 청와대 비서실 등 19개 기관의 특수활동비가 깎였지만 국가정보원만 올해와 동일한 수준이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정부 등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서 국가정보원을 제외한 19개 기관의 특수활동비 예산은 3천289억원으로 올해(4천7억원) 대비 17.9%(718억원) 감액됐다.
경찰청(해경 제외)은 67억을 순감축하고, 161억원을 비목전환해 내년도 예산안으로 1천59억원을 제출했다. 이는 올해 대비 17.7% 감소한 수준이다.
법무부는 16.7% 줄어든 238억원이 책정됐고, 대통령 비서실은 22.7% 감소한 97억원, 대통령 경호처는 20.5% 줄어든 85억원이 반영됐다.
국세청의 특수활동비는 20% 줄어든 44억원이다.
이처럼 19개 부처가 내년 특수활동비를 대폭 줄였지만 국정원은 올해와 동일한 수준인 4천930억원이 편성됐다.
국정원은 앞서 지난 7∼8월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대상에서도 빠졌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내년 국정원 특수활동비로 작년과 동일한 수준인 4천930억원이 편성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깜깜이 예산이나 다름없는 국정원 예산부터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당국도 국정원 예산 편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청와대에 상납된 의혹과 관련해 "국가정보원 예산은 국정원법에 의해 재정 당국의 통제 바깥에 있다"면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