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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내몰린 한반도 유일 서식 거제 '남방동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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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내몰린 한반도 유일 서식 거제 '남방동사리'

경남 환경단체 "산양천 하천공사 재검토를"... 환경영향평가서에도 누락돼

‘남방동사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민물 서식 어류이다.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거제 동부면 산양천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한반도와 일본열도를 구성하는 4대 섬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있는 규슈 지역이 육지로 연결돼 있었던 빙하기 이전부터 서식해온 생물로서 생물지리학적 가치가 매우 큰 종이다.

그런데, 경남도가 산양천 하천재해예방사업을 추진하면서 멸종될 우려를 낳고 있다. 더구나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면서 남방동사리의 존재를 누락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업 재검토와 책임 소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이 30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남방동사리'의 한반도 유일 서식처 거제 산양천에 대한 하천재해예방사업을 재검토하라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병찬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남방동사리’
남방동사리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지난 1999년이다. 채병수 담수생명연구소 소장이 경북대학교 강사로 재직하던 1998년 산양천에서 처음 채집한 뒤 이듬해 ‘어류학회지’를 통해 알렸다.

13년 뒤인 지난 2012년 환경부는 남방동사리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채병수 소장이 처음 존재를 알린 뒤에도 적극적인 보호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1~2년 정도 사이에 하천공사가 진행되면서 서식분포가 많이 줄어들었고, 그나마 다시 회복 상태인 시점이다.

남방동사리가 가지는 생물지리학적 가치는 높이 평가받고 있다. 빙하기에 거제와 일본 규슈 지역이 지리적으로 연결돼 있었다는 증거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채병수 소장은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남방동사리가 산양천에서 발견된 것은 거제 하천과 일본 규슈 지역 하천이 연결돼 있었던 적이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일본 고유종으로 알려져 있었던 사실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와 환경부가 멸종시키려고 하는가?”
경남도는 산양천 일대에 하천재해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천 폭을 15~20m가량 확대하기 위해 양쪽 제방 5,649m와 보 3곳, 다리 4개를 추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투입되는 예산은 228억6,400만 원이다.

지난 2014년 산양천 하천기본계획에 반영돼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실시했고, 올해 7월부터는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다.

행정계획 단계에서 추진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따르면 문헌조사와 현장조사 모두에서 멸종위기종이 없다고 보고됐다. 남방동사리를 전국 하천 어디에서나 서식하는 ‘동사리’로 보고했기 때문이다.

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한 낙동강유역환경청도 사업구역 내 버젓이 서식하고 있는 멸종위기종을 누락시킨 평가서에 동의해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들은 명백한 거짓과 부실한 평가서 작성이었고, 검토 또한 부실하게 진행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30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평가서를 부실하게 작성하고 검토했다”며 “남방동사리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지 불과 5년 만에 멸종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산양천 사업 전면 재검토 요구
경남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부실 검토에 대해 인정하고,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해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산양천 사업 백지화와 외곽제방 가설 쪽으로 사업계획을 다시 마련할 것과 함께 새로운 계획이 마련될 때까지 현재 계획을 전면 보류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경남도가 홍수로 인한 하천 범람에 따른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지만, 남방동사리의 가치를 인식하고 하천 치수시설 전체를 재가설 하는 방식에서 재해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맞춤식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재현 인제대학교 교수(경남환경운동연합 경남시민환경연구소 소장)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람이 먼저이지 물고기가 대수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치수 기능만 강조되고 생태 기능이 무시된다면 하천복원의 기본방향과 동떨어진 비정상적 사업추진이 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채병수 소장도 “국가에서 남방동사리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놓고, 국가가 나서서 없애는 꼴”이라며 “하천생태계 보호를 위해 낚시 등 어로행위는 법으로 규제하면서 멸종위기종이 사라질지도 모를 이런 공사를 막무가내로 진행한다는 것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 이런 게 문제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거제도에서 쉬리가 없어진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20년 전만 해도 서식했는데 하천오염과 각종 댐 공사 탓에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은 이번 사업 추진이 남방동사리에 끼칠 영향과 결과를 보여주는 선례”라고 경고했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남방동사리 보호를 위해 사업 전면 재검토 외에도 주민·환경단체·행정이 함께하는 보호구역 지정을 위해 공동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또 멸종위기종의 존재가치를 높이기 위해 거제도는 물론 경남의 브랜드로 만드는 방향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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