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멸종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2010년 10월말 기준 76.7%의 토종벌 집단 폐사사태로 멸종위기에 처했던 토종꿀벌(토봉)이 원상복구는 고사하고 한‧베트남 FTA 체결이라는 더 큰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주요 100대 농작물의 71%는 꿀벌에 수분을 의존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미국에서 꿀벌의 꽃가루받이 등 공익적 가치가 꿀벌산물의 143배, 코넬대학교도 주요 작물의 생산에 대한 꿀벌의 기여도를 145억 달러(15조 원)로 평가하는 등 꿀벌산업은 꿀벌 산물뿐 아니라 생태계 보전의 공익적 가치가 존재한다.
또한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양봉산업의 꿀벌 화분 수정가치는 6조 7000억 원으로 농업 생산액의 16.2%를 차지하며, 생태계 보전 효과는 70조 원에 이른다.
한편 2015년 4월 정부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을 통해 실시한 ‘한‧베트남 FTA 영향평가’에 따르면 한‧베트남 FTA 타결에 따른 파급영향을 분석한 결과 벌꿀 생산 감소액은 15년간 663억 원, 연평균 44억 원이 예상되고 있다.
그에 따른 사육군수 감소가 사과, 배, 복숭아 등 과채 전체에 미치는 파급영향은 15년간 총 3978억 원, 연평균 265억 원으로 추정된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농진청)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천안을)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낭충봉아부패병 발병이전 사육농가 1만7368호, 사육군 38만3418군수에 달했던 토봉사육 규모는 2016년 기준 각 3130호, 11만9028군수로 아직 원상회복이 되지 않은 실정이다.
당시 서양종 꿀벌들은 강한 저항성을 가져 큰 감염피해를 보이지 않고 꾸준한 봉군수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농식품부의 토종벌 종보전 육성사업은 2011년 11억5000만 원 예산으로 사업이 시작된 이후 2016년 2억 5000만 원의 예산투입을 마지막으로 지원이 종료되었다.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토종벌 사육군수가 증가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2017년 기준 17억3900만 원의 예산이 지원된 낭충봉아부패병 시도가축방역사업비의 운용 형태도 문제다.
현재 방식은 각 시도에서 양봉협회와 협의 하에 구제약품을 구입하고 각 농가에 분배하는 형태이다. 구제수준에서 머무를 뿐 예방효과는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
농가에 의하면 낭충봉아부패병의 경우 토봉이 아닌 양봉농가에는 굳이 필요가 없는 약제인데도 지급되고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박완주 의원은“토종꿀벌은 우리나라에 특화된 생태보존 화분매개로서의 중요성이 높으며, 특히 한‧베트남 FTA체결로 인해 양봉산업의 큰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토종꿀벌 육성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발전은커녕 봉군수의 원상회복도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농진청의 우수품종 육성을 통한 품질고급화, 농식품부의 신품종 벌 보급용 벌통지원이나 꿀 가공산업 육성 등의 사업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현재 개체의 보존과 유지”라며, “양봉산업의 발전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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