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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변 고영주 "문 대통령, 소신대로라면 적화 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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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변 고영주 "문 대통령, 소신대로라면 적화 길 갔다"

방문진 국감 출석한 고영주 이사장, 국정원장 만났냐 묻자 "사생활이라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원 이사장은 오는 2일 열리는 방문진 이사회에 자신의 불신임 결의안이 상정됐으나 그전에 스스로 이사장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불신임 결의안이 매우 인위적이라며 바람직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자유한국당의 전면 보이콧에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간 협의 하에 방문진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는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과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방통위는 방문진 관련, 기존 구 여권 추천 이사 2명의 사퇴로 공석이 된 이사직에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와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을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새로운 보궐이사가 현 여권인 더불어민주당의 추천 인사로 채워지면서 6(야권):3(여권)이었던 구도가 4:5로 역전됐다. 이에 지난 24일, 여권 추천 이사들이 제출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된다는 게 중론이다.

자연히 질문은 고 이사장의 거취에 쏠렸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이정도면 자발적으로 사퇴하고 MBC 사장의 사퇴도 권고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묻자 고 이사장은 "견해가 다르다"며 "(일련의 과정이) 상당히 인위적인 작용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거기에 순응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스스로 사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경진 의원이 2012년 MBC 파업에 참여한 기자 등을 비제작부서에 발령 낸 것을 지적하며 "편향적인 인사 원칙이 있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고 말하자 고 이사장은 김 의원을 지목하며 "의원이 혹시 조직이나 사업을 꾸려나갈 경우, 사업을 앞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지속해서 방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생각해봐라. 그러면 (편향적 인사를)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 이사장은 김장겸 MBC 사장 등 MBC 간부들이 노동법 위반으로 입건된 것에 대해서도 "똑같은 사안으로 이전 정부의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 대상이 아니라고 했는데, 정권이 바뀌고서는 갑자기 이를 위법이라고 한다"며 "어떤 판단이 맞는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이번 노동부의 특별감독이 문재인 정부의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27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 중 입을 앙다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고영주 "문 대통령, 소신대로 했다면 적화되는 길 갔을 것"

고 이사장의 거침없는 발언은 계속 이어졌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이 이용마 MBC 기자 등 파업에 참여했다가 해고된 이들이 제기한 해고무효소송이 1,2심에서 승소했으나 아직 MBC가 이들을 복직시키지 않은 점을 지적하자 "2012년 170일 동안 파업을 진행했고, 그 이유가 방송의 공정성 때문이라고 했다"며 "이 문제는 단순히 그들을 복직시키느냐 안 시키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방송 공정성이 (노조의) 근로조건에 포함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이기에 전 언론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신 의원이 거듭 "이미 승소했는데도 복직을 못하고 있는 것이야 말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조속히 해결할 것을 주문하자 고 이사장은 "오는 2일(방문진 이사회)이면 그만두게 돼 있어 뭐라 약속하기 어렵게 됐다"고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문재인은 공산주의자이고 대통령이 되면 적화되는 게 시간문제'라고 이야기했다"며 "이제 대통령이 됐으니 대한민국은 적화되고 있는 과정인가"라고 날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고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평소 소신대로 했으면 적화되는 길을 갔을 것"이라며 "후보 시절,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한다고 하고 사드 배치 안 하겠다고 했는데, 다 바뀌고 있지 않는가"라고 '적화' 발언을 철회했다.

박 의원은 "뻔뻔스러운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유리한 형량 받으려고 (그렇게 말하는지) 모르겠으나 방문진 이사장이라는 자리가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자리인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정원장 만났느냐는 질문에 "사생활이라서"

이후에도 고 이사장의 막말은 이어졌다. 현재 논란이 되는 국정원의 MBC 장악 전략 문건 관련, 보도를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고 이사장은 "주의 깊게 본 적 없다"며 "내가 (방문진에) 오기 전 일이고 내가 본다고 해서"라고 자신과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홍근 의원의 '방문진 이사장직 재직 중 국정원장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고 이사장은 "사생활에 관한 것이라 답변을 못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가 “(국정원장을) 할 일이 없어서 만나냐”고 질타하자 "국정원장은 전에도 애국 활동을 하던 분이라 잘 알고 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고 이사장을 두고 "세상을 애국과 매국으로 구분하고 본인과 맞지 않으면 매국하는 사람이냐"면서 "눈 질끈 감고, 한쪽 정파 주장만 듣고 정말 간편하게 사시는 분"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박 의원은 "MBC가 파업으로 라디오에서 음악만 틀어주니 더 좋다고 하더라"라며 현재 MBC 파업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을 전달하자 고 이사장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MBC가 그동안 좌편향적 언급을 해왔는데 (파업을 하면서 노래만 틀자) 이를 안 들어 좋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안다"고 다소 황당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고 이사장의 발언으로 국감장에서 실소가 터지자 고 이사장은 "그럼 뭣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러한 고 이사장의 모습을 보고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 이사장 같은 사람이 방문진 이사장을 했기에 우리나라가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후퇴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이사장이 존경할 거라 생각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에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변 의원은 "언론은 국민의 뜻을 대변해서 정부가 제대로 일하게 해줌으로써, 정부가 국민의 신뢰받도록 해야 한다"며 "하지만 반대로 듣고 싶은 것만 듣도록 하면서 그것을 진실로 믿게 만들었고, 그것을 대통령은 진실로 믿고 엉뚱한 짓을 하다 탄핵당하고 재판을 받게 됐다. 고 이사장이 대통령과 국민의 간극을 벌리는 역할을 해 준거라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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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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