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정국 직전에 터진 검찰과 정치권의 갈등이 검찰총장의 '호주머니'로 옮겨 붙었다.
청원경찰들의 이익단체인 청목회 수사로 검찰이 야당에 칼을 겨누자 야당에서 190억 원에 달하는 검찰총장의 판공비를 문제 삼고 나섰다.
민주당은 오는 29일 예정된 법제사법위원회 예산소위에서 검찰총장 판공비를 포함한 260여억 원에 달하는 법무부의 판공비의 대폭 삭감을 요구할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특히 260억 원의 3분의 2를 넘는 190억 원에 달하는 검찰총장의 판공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청목회 등 10만 원의 소액후원금을 문제 삼아 정치권 전체를 '부패집단'으로 몰고 가는 검찰이 정작 자신들의 '눈먼 돈'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판공비는 영수증 처리 없이 쓸 수 있는 돈이라는 점에서 '투명성'이 늘 문제가 됐다.
다른 정당들도 가세하고 나섰다. 진보신당 심재옥 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검찰총장 한해 판공비가 19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19억이 190억으로 잘못 알려진 것은 아닌지 다시 확인해봤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금액"이라면서 "검찰보다 조직이 훨씬 큰 10만 경찰의 수장인 경찰청장 판공비 5억5000만 원도 결코 적지 않아 보이는데, 이에 서른 배가 넘는 많은 돈을 검찰총장이 대체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심 대변인은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 등 땅에 떨어진 검찰의 도덕성과 대포폰 부실수사 등으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는 때에 검찰총장 판공비가 190억이라면 과연 누가 이를 납득할 수 있겠냐"면서 "상식에 비추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검찰총장 판공비는 전액 삭감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총장의 판공비가 이처럼 막대한 이유는 총장이 검찰 전체의 판공비를 관리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일선 지청의 수사비, 업무추진비, 행사 관련 지원비 등이 판공비에서 지출된다는 것.
김 총장의 판공비는 취임 직후 있었던 '기자 로또 촌지' 사건에서도 논란이 됐었다. 김 총장은 지난 2009년 12월 검찰 출입기자들(24명)과 술자리에서 추첨을 통해 당첨된 8개 언론사 기자들에게 현금 50만 원이 담긴 봉투를 전달했었다. 검찰은 당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본의와 달리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하면서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추첨해 촌지를 주는 사람이 어디 있나. 이것은 촌지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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