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안보의 기둥 흔들었다"
24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민순 의원은 "안보의 개념은 위협의 감소, 위협에 대해 방어할 군사테세, 국론의 통합, 주변국들과의 우호 관계 등 4가지로 요약된다"며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이러한 안보의 4가지 기둥이 전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위협은 올라갔고, 군사태세는 아주 취약하며, 국론은 분열돼 있다"며 "게다가 북한에 아주 강력한 영향을 주는 중국과는 수교 20년 만에 최악의 관계를 맞았다"고 질타했다.
송 의원은 "현 정부가 우리 안보의 4가지 기둥을 흔들었고, 이번 연평도 사태도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일어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의원은 "가장 걱정되는 것은 마치 남북한의 강경파들이 상호 공생하는 관계에 와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라며 "권력승계 작업과 관련해 북한의 강경파가 득세하고, 우리 쪽에서도 강한 정책만 추구하는 정국이 현재의 안보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같은 당 김동철 의원도 "연평도 사태는 남북대화가 전면 단절되면서 초래된 불안과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의 남북관계는 사소한 마찰도 치명적이고 군사적인 충돌로 번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런 상황에 득을 보는 것은 북한의 군부뿐"이라며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 전반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마치 우리 정부가 뭘 잘못해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양비론적으로 들릴 수 있는 지적인 것 같다"며 "오히려 적십자 회담도 예정돼 있었고, 대북 수혜지원도 물건이 건너가고 있는 상황이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 북한의 해안포 공격으로 폐허가 된 연평도의 민간인 거주 지역. ⓒ해양경찰청 |
홍정욱 "정부의 원칙? 수동과 무능뿐인가"
하지만 질타는 한나라당 의원들로부터도 쏟아졌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원칙을 이야기하면서 북한을 끌어안지도 못하고, 확전을 언급하면서 응징하지도 못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많은 실망을 하고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북한에 대해 우리가 부르짖었던 원칙은 과연 수동과 무능뿐이냐"며 "전시에도, 평시에도 국민에 평안을 주지 못하는 정부뿐 아니라 저 자신도 각성하고 송구스러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홍 의원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각 채널로부터 확보된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남북관계의 맥락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종합적 정보분석 체계가 필요하지 않느냐"면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국의 부활'을 제안하기도 했다.
NSC 사무국은 외교·안보·국방을 아우르는 국정 콘트롤 타워로,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폐지됐다. 이에 대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특정하게 어떤 기구를 언급하기 보다는…"이라고 말꼬리를 흐리면서도 "정보종합능력의 중요성을 지적한 점에 대해선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경해서라고? 오히려 'MB정부'가 틈을 보였기 때문"
반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충분히 강경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나라당 김효재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오히려 우리 정부가 북한에 틈을 보였기 때문에 이렇게 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포격이 시작된 직후 우리 군의 응사 등 대응이 미진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과연 보수 정권의 집권 3년차가 맞느냐"며 "이런 정부를 국민들이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이번 사태가 북한의 호전성 때문이냐, 아니면 정부의 대북정책 때문이냐"라고 반문하면서 "지난 두 차례의 연평해전도 남북교류의 절정기라고 하는 김대중 정부 시절 일어났다"고 반박했다.
김영우 의원은 "이런 문제가 벌어지면 항상 내부부터 흔들린다"며 "이는 북한 정권에 대한 인식이 확고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퍼주기 정책'을 하든 '비핵개방3000' 정책을 하든 북한 정권은 우리 정책에 따라 움직인 게 아니라 언제나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 왔다"며 "이같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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