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주성영, 사형제 폐지 법안 제출

"법률로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사형제는 반인권적"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사형제 폐지 법안을 제출했다. 주 의원은 22일 형법상 사형을 폐지하고 이를 가석방 및 사면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형제폐지특별법안'을 제출했다. 주 의원의 법안 외에 현재 국회에는 민주당 김부겸 의원,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각각 발의한 사형제 폐지 법안 두 건이 계류 중이다.

주 의원은 이날 법안을 제출하며 "UN이 실시한 사형제도와 살인사건 발생률의 관계에 대한 1988년과 1996년 두 차례의 연구에서도 사형이 종신형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어떠한 증명도 실패했다"며 "오히려 1976년에 사형제를 폐지한 캐나다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살인건수가 1975년 3.09에서 1999년엔 1.76으로 줄었는데 이는 사형제도가 살인 범죄를 줄인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국제인권옹호 한국연맹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법관 중 35%가 한번 이상의 오판 경험을 갖고 있다고 한다"며 "법원이 잘못된 판결을 내릴 경우 사형된 집행된 사람이 입는 피해는 영원히 회복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법률로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사형제도는 반인권적 형벌이며, 연쇄살인과 성폭력 등 폭력적이고 잔혹한 범죄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사실상 사문화된 사형제를 폐지하는 것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진다'는 헌법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는 드물게 사형제 폐지론자다. 각종 인터뷰 등을 통해서도 '사형제 폐지' 소신을 여러번 강조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법안이 국회에서 긍정적으로 논의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검사 출신인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원내대표 시절이던 지난해 사형제 논란과 관련해 "흉악범은 신속히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고 밝혔었다. 사형제 존치 뿐 아니라 현재 집행되고 있지 않은 사형수에 대한 사형도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정부는 제헌 이래 97년 12월 30일까지 모두 920명에게 사형을 집행했고, 97년 12월 30일 이후 사형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국제엠네스티에 의해 실질적 사형제폐지국으로 분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