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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현장]장수 사과과수원 새내기 농부 '고원농장 고재풍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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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현장]장수 사과과수원 새내기 농부 '고원농장 고재풍 사장'

"청송에서 우연히 사과에 꽂혀 과감히 과수원 사서 농부로"

계남면 논개로에서 바라본 고원농장
"탐스럽게 익어가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배 부릅니다"

전북도 사과 주산지 장수군 계남면에서 사과농사를 시작한 새내기 농부 고재풍(54)씨.

우리나라 굴지의 통신회사에서 27년간 근무하다 53살 나이로 퇴사한지 2년여 만에 장수 사과 과수원 '고원농장'을 마련했다.

해발 570m에 위치 한 농장 면적은 1만여㎡로 홍로 400여주, 부사 500여주가 자라고 있다.

고재풍 사장
일교차가 큰 지역에서 햇빛을 잔뜩 머금을 수록 맛있다는 사과를 재배하기에 충분한 일조량과 탁트인 바람길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최적의 장소다.

농사가 아닌 농업경영체를 운영한다는 고재풍씨는 마을에서 고 사장으로 불리우고 있으며, 좋은 마을에 자리를 잡아 행운아라고 자처한다.

귀농인들에게 낯선 지역의 텃새나 배척이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이야기는 고 사장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고 사장은 "이 마을사람들에게는 제가 외지인이지만 모두가 오래된 이웃처럼 따뜻하게 대해 준다. 어려움이 있을때는 자기일처럼 달려와 도움을 주는 이웃들이 있어 전혀 낯선 곳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며 마을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사과 과수원과 고사장의 인연은 뜻밖이다.

2015년 4월 퇴직 후 4개월 후인 8월 경북 청송에서 지인을 따라 과수원에 간 것이 계기다.

"지인이 사과 과수원 한번 가자고 해서 따라갔는데 빨갛게 익은 사과에 눈길이 끌렸다. 특히, 사과를 딸 때와 딴 사과를 한입 베어 먹을때 느낌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빨갛게 익은 사과를 비틀어 딸때 짜릿한 무언가가 느껴졌고, 첫 맛은 굉장히 달았다. 그때 사과 과수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깊이 자리잡았다"

그래서 청송에서 지인의 땅 700평에 사과 과수원을 조성, 사과 농장 첫 발을 내딛었다.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교육이 있으면 부지런히 쫒아 다니며 작목 기술과 이론도 습득했다.

그러다 올해 장수에 내려와 장수 팔공산 인근에 땅을 빌려 과수원을 하려고 장수읍내 아파트까지 임대했다.

그런데 과수원을 임대하려는 그 시기에 현 과수원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와서 보니 정말 마음에 쏙 들어 곧바로 계약을 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올해 4월 경이다.

고 사장은 "현지에 와보니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햇빛이 들어오고, 마당에서 바라본 전경이 정말 멋있었다. 바로 이 곳이다라고 생각이 들어 계약을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리고, 지난 추석 '고원농장'에 긴장의 기운이 감돌았다.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홍로.
첫 수확이라 고 사장은 시험지를 들고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 기분이었다.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던 홍로가 드디어 사람의 손길에 의해 하나둘 집하장에 모였다.

홍로는 알이 굵고 빨간색이 강하면서 달다. 추석전 출하 해 차례상에 오르기 때문에 선물로도 각광을 받는 과일중 하나다.

때문에 사과 농장 대부분은 서둘러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출하하지만, 고 사장은 지인들을 중심으로 홍보했다.

첫 수확에 대한 기쁨도 있지만 사과의 품질이 좋아 이왕이면 지인들에게 먼저 선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주문받은 택배물량만 1000박스가 넘었다.

과수원을 직접 찾아와 구입한 분들도 많아 새내기 과수원 농부치고는 매출도 괜찮았다.

고 사장은 "탄저병으로 손해를 본 과수원이 있는데, 저는 운좋게 피해를 입지 않았다"며 "농업기술센터 교육은 물론 민간 재배 교육도 열심히 받아 내년에는 더 좋은 품질의 사과를 수확해 이번 추석에 사과를 사 준 고객과 지인들에게 더 좋은 사과로 보답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지인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상당량을 판매해 '과수원을 더 잘하겠다'는 의지가 복돋았다.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에는 부사를 수확해야 한다.

서리를 두번 정도 맞힌 후 수확할 예정인 고 사장.

"성공적인 귀농인, 장수 사과 과수원의 미래"로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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