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건조선박 내부 탱크 폭발사고로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지난 8월 21일, 22일, 9월 12일 보도)은 공정기간을 단축하고 영업이익을 위해 안전관리와 감독을 소홀히 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 수사본부는 지난 13일 STX조선해양 조선소장 A(54) 씨 등 소속 직원 4명과 사고현장 관리감독자인 사내협력 재하도급업체 대표 B(56) 씨 등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밝혔다.
구속영장이 신청된 이들은 현장 안전관리 등 업무를 소홀히 했으며, 사고 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근로계약서를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안전관리총괄책임자 A 씨 등 10명은 STX조선해양 및 협력업체의 안전관리책임자, 안전보건관리자 또는 감독자, 안전요원들로서 구체적인 안전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밀폐공간작업지침과 환기표준서를 점검하지 않는 등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내협력업체 물량팀장이자 재하도급업체 대표인 B 씨도 작업 전 잔유와 기름찌꺼기를 수집해 보관하는 탱크(RO탱크) 내부 가스농도 측정을 하지 않았고 사고 당시 작업현장에 있지 않아 관리감독의무를 위반한 혐의이다.
또, 도장팀 파트장인 C(39) 씨는 상사 D 씨로부터 증거 은폐 지시를 받고 RO탱크 환기작업표준서를 변조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협력업체 대표 E(55) 씨도 직원 4명과 함께 피해자 등 4명을 포함해 일용직근로자 41명의 근로계약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RO탱크 내부 환기시설이 부족해 도장용 스프레이건에서 분사된 가연성 가스가 적체됐고, 방폭기능을 상실한 방폭등 내부로 인화성 가스가 유입돼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STX조선해양과 협력업체 모두 밀폐공간 작업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각종 안전설비 설치를 비롯해 안전규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과실도 밝혀졌다.
해경 수사본부는 주요 피의자 5명에 대해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또는 도주의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보강수사 후 수사기록과 함께 신병을 창원지검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8월 20일 오전 11시 35분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4안벽에서 건조 중이던 7만4,000톤급 유조선의 RO탱크 내부 도장작업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일용직 근로자 4명이 사망했다.
해경은 그동안 조선소장 등 78명을 대상으로 120여 차례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으며, 과실이 있는 16명을 입건한 후 조사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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