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0일 국제노동계 인사들과 민주노총,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내가 비정규직 노동자 출신이고 가족 전체가 비정규직 노동자 출신 가족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특유의 "나도 한 때는~" 발언이 나온 것.
이날 G20 노동조합 대표자 회의 멤버인 섀런 버로 국제노총(ITUC) 사무총장, 존 에번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동조합자문위원회(TUAC) 사무총장, 고가 노부아키 일본 렝고(노동조합총연합회) 위원장과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에 대한 접견은 예정보다 긴 한 시간 여 동안 진행됐다.
이 자리에 배석했던 김희정 대변인은 사후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G20정상회의의 주된 목표가 첫째는 일자리 창출이고 둘째는 경제의 지속가능하고 균형적 성장"이라면서 일자리 창출과 노동계의 협조 등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일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가족들의 '비정규직' 경험을 언급하며 "나의 꿈은 고정적 일자리를 얻어서 꾸준히 월급을 받는 것이었다. 그 점에서 나는 이 일자리 창출을 아주 중요한 의제로 체감하고 있고 G20에서도 이 문제를 주요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을 향해 "나와 양 노총이 방법은 다를지 모르지만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는 같다. G20 정상회의도 목표는 같다"면서 '반대자들을 설득'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어렵더라도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진정한 지도자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에게 "앞으로 경제외교를 하러 외국을 방문할 때 함께 가자. 그러면 외국인들이 믿고 투자를 많이 할 것이다"고도 말했다.
김희정 대변인에 따르면 김영훈 위원장은 "국제 노동계의 의견을 잘 반영해 고용을 통한 성장이 이뤄지길 바란다. 대통령이 말씀한 일자리가 복지라는 이야기에 공감한다"면서도 "경제위기가 노동자들에게 전가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 핵심 관계자는 이날 만남에 대해 "그냥 무난했다. 위원장이 발언을 많이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면서 "'반대자들을 설득해달라. 외국에 같이 나가자'는 제안에 대해 대통령 면전에서 딱히 뭐라 하진 않았지만,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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