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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천안함 사과가 6자회담 재개 전제조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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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천안함 사과가 6자회담 재개 전제조건 아니다"

NYT "한국이 천안함 사과 요구 포기했다" 보도

청와대가 북한의 천안함 사과와 6자회담 재개는 별개임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9일 기자들을 만나 "우리 정부가 원래 '6자회담 재개 조건이 천안함 사과다'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제일 중요한 조건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다"고 말했다.

NYT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사과 요구 조용히 철회했다"

이 핵심관계자는 "북한이 '천안함 사과는 당장 못하지만 핵을 가지고 나오지 않겠다'고 하면 '그거(천안함 사과) 하기 전에 비핵화하지 마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핵심관계자의 발언은 같은 날 <뉴욕타임스> 보도에서 촉발됐다. 지난 6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은 <중앙일보>, <워싱턴포스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민일보> 등과 G20에 관련한 인터뷰를 가졌다.

그리고 <뉴욕타임스>는 8일자 신문에서 '남한이 선박(천안함) 침몰에 대한 사과 요구를 포기했다(South Korea Abandons Demand for Apology Over Ship's Sinking)'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대통령 인터뷰에 참여한 특파원 마크 맥도널드가 작성한 이 기사에서 <뉴욕타임스>는 "한국 정부가 천안함 침몰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핵관련 대화 및 향후 교류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사과가 수반돼야 한다던 기본 입장을 조용히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천안함 침몰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전제조건이 돼야 하냐'는 기자의 연이은 질문에,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는 아까운 생명을 잃었고, 그래서 이 문제가 우리에게는 매우 민감하다. 어떤 형태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 북한은 진정한 관심과 진지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선에서 답했다는 것.

"천안함 사과보다 비핵화의지가 전제조건이다"

이날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내가 그 인터뷰에 배석하진 않았다"면서도 뉴욕타임스의 이같은 보도를 사실상 확인했다.

이 핵심관계자는 "천안함 문제에 관해선, 직접적 조건이라고 내세우진 않는다하더라도 북한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 중의 하나는 될 수 있겠다. 천안함의 진실과 진정성에 대한 것은 남북관계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고 전제하면서도 "6자회담은 천안함 문제보다는 비핵화 의지가 더 중요한 조건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어떻게 판명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북한하고 이야기를 해보면 알 수가 있다"면서 "북한이 의지를 표출할 방법은 아주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걸 보여주면 우리가 판단할 수 있다"고만 말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 북한이 대외적으로 한 말 중에 '이 사람들이 비핵화 의지가 있구나' 하는 것은 없었다"면서 "'6자회담에는 나오고 싶구나' 하는 언급들은 있었지만 6자회담이 비핵화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핵심관계자는 "6자회담은 비핵화를 위한 여러 수단 중의 하나다"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서 나올 수도 있고, 비핵화 보다는 시간 끌고 딴 일 하기 위해 나올 수도 있고 그걸 알아야 판단이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암함과 6자회담 분리시켜놓긴 했는데…

요컨대 천안함 사과가 6자회담의 전제조건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리 측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일 생각도 없다는 이야기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달 29일 아세안+3 정상회담을 계기로 하노이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을 것이며 시간이 늦어지더라도 관계 진전을 할 수 있는 회담을 하자"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남북(양자)관계에서는 천안함 문제가 제일 중요한 팩트가 된다고 봐야할 것 같다"면서 "6자회담과 남북관계는 나름대로 각각 다른 목표와 지향성이 있는 것인데,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이다"고 분리대응 방침을 분명히 하긴 했다.

하지만 이 핵심관계자는 회담 전제조건으로 내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도 "내가 보면 그 쪽 속마음을 아는데 아직은 아니다"는 식으로 말했다.

'남북관계를 계속 이렇게 끌고 갈 순 없다. G20 이후에는 뭔가 변화를 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청와대 안팎에서 지배적인 것은 사실이다. 천안함 문제에 대한 대북 압박의 강도도 조금씩 줄어드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대통령부터 청와대 관계자들은 "모든 것은 북한에 달려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결국 대북강경기류를 앞장서 조성한 청와대 쪽 입장에선 '대북 관계 개선 이전에 국내 보수층을 달랠 명분이 필요하다. 그 키는 우리가 아니라 북한이 쥐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털어놓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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