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의혹 관련, 대통령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 연루설을 주장한 민주당 강기정 의원에게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없는 모양새다.
정옥임 원내대변인은 2일 "한나라당은 강기정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법에 의거, 국회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지만 윤리위에서 강 의원 관련 건이 적극적으로 다뤄질 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히려 "국회 윤리위에 세우는 것 자체가 강 의원에게 '면책특권'과 함께 마이크를 한번 더 대주는 일"이라며 "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또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라는 헌법의 우산 속에서 이러한 인격 모독, 명예훼손이 자행되는 자체가 한국 민주주의를 퇴행시킨다"며 "이를 국회차원에서 분명히 짚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면책특권을 이용한 무책임한 발언 등)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회가 스스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한데 대한 '후속타'로 내 놓은 당의 공식 입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헌법 45조에 보장돼 있는 사안이라 한나라당이 이를 "국회 차원에서 짚겠다"고 하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지시를 한나라당이 '개헌'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지만, 이같은 개헌에는 야당은 물론 여당마저 동의할 수 없는 사안이다. 스스로 의정 활동을 위축시키는 '자살골'이 되기 때문이다.
한나라 '단골'이던 면책특권, 여당 된 후 '부메랑'으로
과거 한나라당이 야당시절 면책특권을 이용해 정치 공세를 했던 게 고스란히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18대 국회 들어 여야가 공수 교대를 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황희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회의원이 아니었다면 (강 의원은) 구속됐을 것'이라는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 말대로라면, 참여정부 시절 권양숙 여사를 무책임하게 매도한 한나라당 이재오, 심재철 의원은 감옥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면책특권을 유용하게 활용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2007년 10월 23일 원내대표 시절 국회 법사위에서 건설업자 김상진 씨를 청와대가 비호한다는 의혹에 대해 "김상진의 실제 배후가 청와대 권력 핵심부에 있는 권양숙 여사라는 소문이 있다"고 폭로전을 하는 등 정치 공세를 했었다.
2004년 12월 8일에 국회 본회의에서는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이 1992년 북한노동당에 현지입당해 당원부호 '대둔산 820호'를 부여받고 지금까지 암약하고 있다"고 폭로했고, 역시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과 '면책특권' 논쟁을 벌였었다.
그러나 이제 여당이 된 한나라당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한나라당은 강 의원의 발언을 가지고 이날만 3차례의 논평을 냈다. 한나라당 여성국회의원 일동 명의로 성명도 나왔다. 그러나 뾰족한 수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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