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제2연평해전' 당시 목숨을 잃은 윤영하 소령을 비롯한 장병 6명을 전사자로 예우할 방침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사·순직자 유가족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가진 오찬을 가졌다. 추석 명절 연휴를 앞두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한편 '안보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제2연평해전 당시 순직과 전사가 구분이 안 되어 법적으로는 전사가 아니라 순직으로 처리됐다"면서 "제2연평해전은 남북교전이고, 이 전투에서 전사한 것인데, 그 의미에 걸맞게 예우되지 않는 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 시절 전사자 예우 규정을 만들었지만, 제2연평해전 전사 장병들에게 소급 적용이 안 되어 국민 성금으로 대신하고 말았다"며 "지금도 우리 가족들이 전사자 소급 적용을 소망하고 계시지만,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앞으로 마음을 모아가면 가족들의 소망이 이루어질 날이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했다.
제2연평해전 희생자들은 지난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의 기습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으며, 당시 전사자 규정이 별도로 없어 '공무 중 순직'으로 처리된 상태다. 2004년 법 개정으로 전사 규정이 마련된 뒤에도 국방부는 소급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뒤인 지난 6월 29일 제2연평해전 15주기를 맞아 여야 지도부가 일제히 전사자 예우 추진을 약속했으며,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희생자들에 대한 전사자 예우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오찬에는 제2연평해전 전사 병사 유가족들과 함께 K-9 자주포 폭발사고 순직 병사 유가족, 석란정 화재 순직 소방관 유가족, AI 방역 순직 공무원 유가족, 토요일 근무 과로 순직 집배원 유가족, 화성 엽총난사 사건 순직 경찰관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안녕하시냐는 인사를 드리는 것도 송구하지만, 그래도 꼭 뵙고 싶었다"며 "오늘 여기에 오신 여러분들은 해마다 명절이 오면 가슴 한 켠이 뼝 뚫리고 시리고 아프고 얼마나 서러우시겠는가 싶다"고 위로했다.
또한 "참으로 고통스러우시겠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 "여러분의 마음 빈 곳을 국가가 다 채워 드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국가가 잊지 않고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려고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자주포 폭발 사고 유가족들에게는 "군인으로서 전투 중 전사하는 것도 가슴 아픈 일인데, 전투가 아닌 사고로 어이없게 아들들을 잃으셨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냐"며 "국가는 이러한 사고 처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관, 소방관, 방역 업무 종사자, 집배원으로 봉직하다 순직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업무 가운데 인력이 부족해서 생긴 것"이라며 "이 분야 인력을 늘려 업무 부담을 줄이고자 하고 있으나, 한 켠에서는 공무원 숫자를 늘린다는 비판도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추석 연휴 동안 시장을 방문하고 교통상황 점검에 나서는 등 직접 민심 챙기기에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 시기와 날짜는 조율 중이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시장을 방문해서 장 보는 분들과 대화를 나누고, 가급적이며 시장 안에 있는 청년몰 같은 곳을 방문해서 그 분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또한 "교통 상황을 점검하는 컨셉으로 교통통신원을 하루 할 예정"이라고 했다. 귀향, 귀경 차량이 몰리는 시점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추석에도 쉬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하루는 그분들에 대한 감사 전화를 일일이 하실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방의 한 전통마을 방문도 계획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