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와 영남대학교에서는 '박근혜 적폐'에 맞선 촛불이 여전히 타오르고 있다.
2순위 총장 사태로 내홍을 겪은 경북대에서는 '박근혜 임명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넉달째, 박근혜 재단이사와 박근혜 정권 당시 재정파탄 의혹을 사고 있는 영남대에서는 '박근혜 잔재청산'을 위한 촛불이 한 달째 켜졌다. 각 대학 촛불집회는 학생들이 가장 많은 교정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학생, 동문, 교수, 노조 등 학내 구성원들을 포함해 국정농단 사태 당시 거리에 나선 촛불시민들도 합세했다. 이들은 정권교체 후 비교적 관심이 줄어든 해당 대학 문제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북대 민주적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경북대 민주교수협의회·경북대 행동하는 교수연구자 모임·경북대 비정규교수노조·이것이민주주의다학생실천단·민주동문회·동문 법률자문단)'는 6월부터 경북대 북문 민주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열리는 집회는 벌써 12차까지 진행됐다. 오는 10월 20일 금요일에는 북문이 아닌 동성로로 무대를 옮겨 금요촛불집회를 연다. 박근헤 대통령의 2순위 총장 임명장 공문이 대학에 도착한(2016년 10월 21일) 1년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총장 후보 1순위인 김사열 교수 대신 박 대통령이 임명한 2순위 김상동을 총장을 '박근혜 적폐 총장'으로 보고 당시 2순위 총장 임용 과정의 위법성에 대한 진상규명과 2순위 총장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집회에는 평균 40여명의 구성원들과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민주실천단' 대표 전수진(22.독어독문학과 4학년) 학생은 매주 촛불을 밝히고 있다. 전씨는 "정권이 바뀌어도 적폐는 여전하다"며 "박근혜 교육 적폐인 2순위 총장은 대학 자율성을 짓밟았다. 부패한 권력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작지만 목소리를 내기 위해 촛불을 들고 있다"고 밝혔다. 졸업생 손종남(46.생물학과)씨는 동문 자격으로 12번의 촛불을 들었다. 그는 "지난 겨울 19번이 촛불을 들어 박근혜를 퇴진시키지 않았냐"면서 "계속 촛불을 들면 박근혜가 임명한 총장도 물러날 것이다. 2순위 총장은 농단의 연장선에 있다. 민주주의를 비웃는 2순위 총장이 있는한 적폐청산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영남대에선 8월 '박정희·박근혜 잔재청산'과 '대학 민주주의'를 위한 재학생 모임도 만들어졌다. '바영바사(바꾸는 영대 바뀌는 사회)' 학생 8명은 '박근혜 임명 재단이사 사퇴'와 '박근혜 정권 당시 수 백억원 재정파탄 해결'을 촉구하는 피켓팅을 매일 교정에서 펼치고, 한 달 가까이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30분 정문에서 교수, 비정규직교수노조, 민주동문회 등 20여명과 함께 1시간가량 촛불집회도 연다.
지난 8월말에는 영남대의 진짜 소유주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경주 최부자의 고택을 찾아 현재 영남대의 '박정희·박근혜 적폐'와 관련한 아카데미를 열기도 했다. 바영바사 학생들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된 학내의 문제를 계속 알리고 올해 연말까지 촛불집회를 이어간다.
'바영바사'에서 활동하는 4학년 이윤채령(22.언론정보학과) 학생은 "외부에서 영남대를 얘기하면 박근혜, 박정희 대학아니냐는 얘기만 한다. 사실 맞다. 그래서 부끄럽고 참혹하다"며 "하지만 우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알리기 위해 모임도 만들고 촛불도 들었다. 박정희, 박근혜를 지우는 일은 누구도 해주지 않는다. 스스로 해야한다. 적폐청산과 학내 민주주의에 구성원들의 참여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