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한-EU FTA와 관련해 29일 "유럽은 미국에 비하면 광우병이 굉장히 많았던 곳인데 아무도 반대를 안 한다"며 "유럽 소는 곧 들어오는데 아무도 반대를 안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기우회 정례회에서 "굉장히 이상한 현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미 운동으로 축산인들 선동될 것"
김 지사는 "유럽에 대해서는 반(反)EU 정서가 없는 대신 미국과 관련된 것은 반대 아니냐"며 "미국 소는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광우병 시위가 이명박 대통령이 들어서자마자 극성을 부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미국과의 FTA 보다 유럽과의 FTA가 축산·낙농에 끼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며 "정부도 넋을 놓고 있다, 제가 지적을 하니 다 맞는 이야기라고 하더라"고 했다.
특히 김 지사는 "한미 FTA가 내년 초 쯤 통과되면 실제는 유럽 축산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보면서도 반미 운동과 시기가 맞을 수 있다"며 "미국 소가 들어오면 피해는 유럽에게 받으면서도 반미 운동으로 축산인들이 선동돼 일어설 수 있다"고 전망하기까지 했다.
그는 "내년 한미 FTA, 한EU FTA가 동시에 발효되면서 반미 세력이 아주 강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과도 배치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그 동안 유럽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이번 한-EU FTA와 전혀 무관하다고 밝혀 왔다.
외교통상부 이혜민 교섭대표 역시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EU FTA가 추진되더라도 유럽산 쇠고기는 수입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우리 정부는 EU국가와 그런 협정을 맺을 계획이 없고, 맺자고 요청받은 바도 없다"며 "쇠고기 수입은 별도의 개별 협정을 통해 제한된 국가에 대해서만 허용하고 있어서 (유럽 쇠고기가 수입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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