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관련 턴키 입찰 비리 의혹이 또 제기됐다. 특정 업체가 국토해양부의 비공개 사업 변경 계획과 동일한 계획을 제시해 입찰에 성공했다는 것으로, 사전에 비공개 정보가 누설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21일 민주당 김진애 의원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8월 13일 각 지방청 등에 발송한 '준설토 조정방안 알림'이라는 비공개 공문을 통해 낙동강 24공구 준설량을 당초 3500만㎥ 에서 1870만㎥로 축소하는 것을 공고키로 했지만, 결국 이를 공고하지 않고 입찰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입찰업체와 달리 대우건설이 준설량을 1870만㎥로 축소하는 내용을 제시했다. 국토해양부의 변경 계획과 같은 내용을 제시한 대우조선은 결국 입찰에 성공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입찰 당시 평가를 맡은 이우제 평가위원의 평가 사유서에는 "대우건설은…현지 여건을 고려한 준설 계획(3000만->1870만㎥) 변경을 제안한 점 등에 우위가 있어 1위로 평가함"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의원은 "국토해양부의 검토 내용이 비공개였고,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 등 다른 입찰업체에서는 준설량 변경 제안이 없었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국토부의 검토 내용이 설계 평가에서 1위로 선정된 대우건설에 사전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준설량은 4대강 마스터플랜에 의해 결정된 내용으로, 이에 근거해 입찰 공고된 준설량을 절반으로 축소할 것을 (입찰에 나선 업체가) 제안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동지상고 출신 靑 행정관이 낙동강으로 간 이유는?
김 의원은 또 이명박 대통령의 모교인 포항 동지상고 출신들이 낙동강 공구 턴키 사업자로 무더기 선정된 데 대해 동지상고 출신 김철문 전 청와대 행정관 연루설을 제기했다.
앞서 2009년 9월 낙동강 공구를 낙찰받은 컨소시엄에는 포항 소재 6개 기업이 9개 공구에 걸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8개 공구가 동지상고 출신 인사가 경영진에 포함된 기업의 차지로 귀결됐다.
김 의원은 "김철문 전 행정관은 턴키 입찰 공고 시점(2009년 6월) 3개월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장으로 이동해, 2009년 3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있었다. 결국 실시 설계가 확정되고 계약이 체결될 때까지 1년 동안의 업무를 총괄했다고 밖에 볼수 없다"며 '동지상고 라인'의 턴키 입찰 비리설을 주장했다.
김 전 행정관은 <PD수첩>이 방영한 '4대강, 수심 6m의 비밀'에서 일명 '4대강 추진 비밀TF팀'에 참여했던 인사다. 당시 <PD수첩>은 "TF에서 김철문 행정관의 발언은 곧 청와대의 뜻으로 해석됐다"고까지 보도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번 국정감사 과정에서 지난 1년간 4대강 턴키 담합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던 공정위가 의혹의 핵심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대해 단 한번도 조사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4대강 사업 관련 담합 정황이 있다"고 한 이후 1년이 넘은 현재까지 공정위는 조사 결과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김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공정위는 당시 일부 대기업 담합 의혹 외에 낙동강 공구의 '동지상고 라인' 의혹은 전혀 조사하지 않은 셈이다.
김 의원은 "공정위가 아니라 검찰과 감사원이 직접 나서서 턴키 입찰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를 하고 결과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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