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8시 42분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김인식 부사장이 거주하던 경남 사천시 사남면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했다.
이 직원은 김 부사장이 출근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자 아파트를 찾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거실 테이블 위에서 김 부사장이 쓴 유서를 발견했다.
유서는 KAI 사장과 직원, 가족에게 남긴 A4용지 3장 분량으로 파악됐다.
하성용 전 사장과 직원에게는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 누를 끼쳐 죄송하다”, 아내와 아들·동생 등 가족에게는 “미안하다” 같은 내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 수사와 관련한 내용은 없다고 경찰 관계자는 말했다.
경북 출신인 김 부사장은 경북고와 공군사관학교를 거쳐 제8전투비행단 통제기조종사, 합참의장 보좌관, 항공사업단장 등을 지냈다. 준장으로 전역한 뒤 2006년 KAI에서 아랍에미리트(UAE)주재사무소장, 수출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수출을 총괄하는 해외사업본부 부사장을 맡아왔다.
앞서 검찰은 KAI가 하성용 전 대표 재직 시절인 2013~2016년 이라크 공군기지 재건사업과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등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회계 분식이 이뤄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해외사업본부 등을 압수 수색했으며 직원 등을 조사했다. KAI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는지는 확인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와 관련, 수출업무 책임자로서 상당한 압박을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KAI 직원들은 하 전 사장이 전날 긴급체포된 데 이어 이날 김 부사장이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김 부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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